[생각하며 읽는 동시] 엄마와 아기

엄마와 아기

                       김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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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눈동자가

서로 만난다

 

엄마 눈

아기 눈

 

엄마와 아기 사이의

보이지 않는

무선 통신.

 

눈빛으로 전하는 사랑

세상에는 여러 말을 해야만 통하는 대화가 있는가 하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통하는 대화가 있다. 바로 눈이다. 그 좋은 예를 우린 엄마와 아기 사이에서 볼 수 있다. 이 동시는 엄마와 아기의 눈을 소재로 삼았다. 사랑스러운 아기를 바라보는 엄마의 눈, 세상에 와서 처음으로 만나는 엄마의 눈. 여기에 더 이상의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무선 통신’, 그렇다! 이보다 더 훌륭한 통신은 없을 것이다. 아무리 성능 좋은 최신식 통신기라도 엄마와 아기 사이의 저 무선 통신을 능가할 수 있겠는가. 그건 성능 이전의 아름다움이요, 최상의 그림이다. ‘눈빛 대화’란 짧은 글을 쓴 적이 있다. 귀머거리인 아내에게 하루에 있었던 일을 들려주는 남편이 있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동네 사람들이 물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여자에게 무슨 말을 그리 하느냐고. 그러자 남편이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 집사람은 눈으로 다 알아듣는다”고. 눈은 언어가 다른 외국에 나가서도 통한다. 가벼운 인사에서부터 간단한 용무에까지도. 어디 인사뿐인가. 감사의 표시에도, 사랑의 마음까지에도. 엄마와 아기가 마주하는 저 눈을 ‘무선 통신’으로 본 시인의 눈이야말로 놀라운 성능의 눈이 아닐 수 없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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