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죽음에 직면한 승객의 목숨을 살린 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은 용인특례시 처인구 김량장동에 거주하는 조성관씨(57). 그는 용인에서 20년째 대리운전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11일 마평동 사무실에서 만난 조씨는 이런 일을 계기로 주목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그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라며 인터뷰 내내 멋쩍어했다.
지난달 24일 오후 4시께 조씨는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순간을 경험했다. 용인대 인근 식당에서 남성 승객(40대 중반)을 태운 그는 목적지인 기흥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했다.
승객을 안전한 곳에 먼저 하차시킨 뒤 주차하려던 찰나 ‘쿵’ 소리가 났다. 주차장에서 승객이 갑자기 쓰러진 것이다. 놀란 조씨는 차에서 즉시 내려 승객의 상태를 확인했다.
직감적으로 심정지가 왔다고 판단한 조씨는 승객의 혀가 말려들어가지 않도록 조치한 뒤 주변에 119 신고를 다급히 요청했다.
그리고선 심폐소생술(CPR)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다행히 CPR을 배워놓은 탓에 긴박한 상황에서도 기억을 되살려 응급조치를 이어나갔다.
조씨는 ‘승객의 생명을 반드시 살린다’는 생각 하나로 있는 힘껏 가슴을 눌렀다. 5분여간 사투 끝에 미세한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이내 ‘크헉’ 하는 소리와 함께 승객은 가는 눈을 떴다.
애타게 바라보던 주변 사람들은 손뼉을 쳤다. 승객은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건강을 되찾아 당일 퇴원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조씨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씨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 12년 전 강사를 직접 초청해 직원들과 CPR 교육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라며 “승객에게 안전하고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큰 결실을 맺게돼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조씨는 CPR과 인공호흡 등 생명을 살리는 응급처치는 꼭 배워 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심정지는 시간과 장소 관계없이 어떠한 순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중·고 필수 교과과정으로 채택돼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CPR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씨는 “가까운 관공서나 보건소에 가면 CPR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내 가족과 가까운 이웃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꼭 배웠으면 한다. 더불어 함께 사는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했으면 한다. 따뜻한 사회를 위해 묵묵히 작게나마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용인=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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