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들국으로 피었네

가만히 만져 봅니다

손등으로 내려 앉는 가을 햇살을

낮달이 숨어보던 골 깊은 가르맛길

별 등을 하나 둘 매달던 그곳

 

서늘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채색되어 가는 들국의 눈빛으로

들꽃 한 아름 꺾어주던 애틋한 체온

짓궂게 놀려대던 그 머슴아이

바람결에 다가와 귀엣말 주고 갑니다

 

가슴속 뛰놀던 고향 길 냇가

희끗 히끗 정수리에 서리꽃 피어나고

까르르 웃음소리 들리는 듯

 

저만치 가다 뒤 돌아보면

잠시 앉아 쉬어가라고

송이 송이 들국되어 꽃등을 밝혀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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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하

‘국보문학’으로 등단.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시인마을’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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