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주의 A기업은 지난 4월 SOC 협의체로부터 ‘풀림방지 볼트를 적용한 교량받침’으로 혁신기술 인증을 받았다. 업력이 5년을 조금 넘은 기업이다 보니 아직 기업 인맥도, 배경도 넉넉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SOC 혁신제품 인증이 A기업의 동아줄이 됐다. 그동안 열에 아홉은 문을 두드리기도 전에 거절당하기 일쑤였지만 인증을 받은 이후로는 10번 중 4~5번가량 기술을 알릴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인증 6개월차인 지금, 실적도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2. 안양에 위치한 항공등화 시스템 제조업체인 B사는 지상 주행 중인 항공기에 행선지, 경로 및 분기점을 알려주기 위해 설치하는 ‘LED 유도로 안내등’을 통해 혁신제품 인증을 받았다. 판로 개척은 물론 이미지 제고까지 도움을 받았다는 B사 관계자는 “SOC 협의체를 통해 한국공항공사에서 인증을 받은 후 해당 분야 공공기관과 접촉하기가 더욱 수월해졌다”면서 “인증 한번으로 김포, 제주 등 14개 지사에서도 별도의 과정 없이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게 큰 이점”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공공기관 통합기술마켓’이 신(新)혁신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의 도약을 위한 발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9일 기획재정부와 SOC 공공기관 협의체에 따르면 지난 2019년 6월 첫발을 내딛은 SOC 공공기관 통합기술마켓(이하 기술마켓)은 중소기업이 보유한 SOC 분야 신기술을 공동 검증·홍보해 새로운 시장 진입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출범한 온라인 통합 플랫폼이다. 기재부를 주축으로 현재 한국도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17개 공공기관이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기술마켓이라는 이름처럼, 플랫폼 안에서 판매자(중소기업)와 구매자(공공기관)가 한자리에 모여 혁신기술 및 제품의 거래를 주고받는다. 쿠팡이나 11번가가 여러 입점 업체의 다양한 상품을 팔듯 기술마켓도 중소기업들의 특정 기술·제품을 소개하는 식이다.
제도 첫해(2019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기술마켓에서 인증받은 기술(266건) 및 혁신제품(65건)은 총 1천383억원의 공공기관 구매를 이끌어냈다. 또 기술개발(471건)에도 1천149억원을 지원하는 등 성과를 달성했다.
나아가 협의체는 시스템을 보완해 매년 단계적으로 플랫폼을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활용도가 낮은 기능을 빼고 핵심기능을 살려 기술마켓을 이용하는 기업의 편의성을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기재부도 ‘민간-공공기관 협력 강화방안’을 통해 제도를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마켓이 순풍을 타고 있다”며 “추후 공공기관들의 잠재적인 R&D 수요를 파악하고 기술마켓에 참여하는 기업들을 매칭하는 방향으로 점차 발전해 나갈 테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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