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르면
보이지 않아도
주변을 맴돌며
자신의 존재를 강약으로 전하기 위해
초목을 통하여 그 흔들림으로
자신의 존재를 전한다.
긴 그리움을
무한의 허공으로 담아
‘보고 싶다’고 아무리 외쳐도
사방(四方)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나도 보고 싶지만 내 존재는
보이지 않는 실체이기에
어쩔 수 없다’는 속삭임만을 들으며
마음을 태우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내 삶이
무겁고 힘들 때면
부드러운 손길로 어루만져 주고
내 삶이 희망과 환희로 넘칠 때면
춤을 함께 추다가
형체도 없이 사라져가는 너를
오늘도 느끼고 싶다.
배수자
시인, 문학박사.
나혜석 문학상 대상 수상.
시집 ‘마음의 향기’ ‘얼음새
꽃 소리’ ‘사색의 오솔길’ 등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