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정왕동에 거주하는 윤기분 함현작은도서관 봉사회장(63)은 언제나 봉사활동으로 하루를 열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일주일에 사흘, 오전에는 시화병원에 방문하는 어르신들의 코로나19 문진표 작성을 돕고 낮에는 도서관에서 대출·반납예약 업무를 보거나 민들레봉사단 회장으로 요양원‧재가센터 어르신께 마사지 봉사활동하고 있다.
또 옥구천사회장으로 옥구공원에서 수유실 관리 업무를 하고 주말에는 종종 바자회를 열어 모인 수익금을 기부한다. 활동 영역은 넓고 가짓수도 많지만 그가 하는 모든 활동은 무료고 사랑이다.
그는 “19세에 첫 직장 생활을 하면서 고아원, 노인정 등에 무작정 찾아가 아이들에게, 어른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활동을 시작했다. 마치 마약처럼 그 뒤로는 봉사활동을 멈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 역시 어려웠던 성장기를 지나오면서 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했다. 때때로 배움에 대한 갈증이 심해지면, 독서로 이를 해소하던 문학소녀에게 어느 날 영국 간호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이 그의 삶으로 파고들었다.
나이팅게일처럼 봉사하는 삶을 평생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고 여건이 되는 대로, 발길이 닿는 대로 크고 작은 봉사활동을 이어가며 윤 회장은 수십 년의 세월을 봉사로 가득 채웠다.
25년간 정왕동에 거주하면서 정왕동 지역민을 돕는 일에 누구보다 발 벗고 나선 윤 회장은 지난해 제33회 시흥시민 대상을 수상하며 지역주민이 인정하는 봉사자로서 지역사회에 귀감이 됐다. 수상 당시 봉사 누적시간은 총 1만 6천768시간을 기록했고 현재 1만 9천326시간을 훌쩍 넘겼다.
평소 손재주가 남다른 그의 재능은 기부로도 빛을 발했다. 특히 코로나19가 극심했던 2020년 마스크 대란을 빚었던 당시,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마스크 제작 재능기부에 동참하며 재능기부자들과 수만 장의 마스크를 제작해 취약계층을 비롯한 시흥시민에게 두루 제공했다. 또 버려지는 현수막을 재활용해 시장 가방 1만여개를 단독으로 제작해 2년간 어려운 이웃에 나눠왔고, 지금은 봉사단원들과 손뜨개 수세미를 만들어 복지 대상자 가정 방문 시 함께 전달하고 있다.
오랜 시간 마약처럼 중독된 봉사활동을 지속하는 데는 남편의 힘이 컸다. 그가 밖에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남편은 집안일을 도맡아 해주며 그의 활동을 적극 지지했다.
그는 “이 역시 봉사에 대한 사랑이 없었으면 힘들었을 것”라고 강조했다.
유년 시절의 답답함을 책이 채워줬다면, 이후의 삶은 봉사로 충만해 일상이 행복하다는 윤기분 회장. “봉사활동 없는 나의 일상은 아무 의미 없다”는 그는 “나이가 들면 드는 대로 그에 맞는 활동을 찾아 꾸준히 사회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그의 계획은 용기가 없어서 봉사활동을 망설이는 젊은 친구들이 자신의 재능을 기부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청년층의 재능기부 활동이 많아지면 우리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라며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시흥=김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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