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농업, 환경보전, 건강한 먹거리, 탄소중립 실현 등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친환경 유기농업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21년 기준 경기도의 친환경 재배면적, 농가 수, 출하량은 전국 2위 수준으로 규모와 비중이 높은 편이다. 게다가 민선 8기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도내 친환경 유기 재배면적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울 정도로 친환경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이런 여건과 요구 속에서도 친환경 농산물 출하량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 또는 정체 추세를 보이고 있다. 친환경농업을 시작했다가 다시 관행농업으로 전환하려는 농가도 많아지고 있다. 이는 안전하면서 눈에도 좋아 보이는 고품질 농산물 생산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찾아오는 다양한 병해충으로부터 작물을 지키고 건강한 토양 관리를 통해 작물 생육을 최적화하는 등 농가 현장에서 겪고 있는 불편함을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기도는 2021년 친환경미생물연구소 내에 친환경농업연구팀을 신설하고 친환경농업 확대를 위한 안정적인 생산 기반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첫째, 친환경 공공급식 작목 위주로 경기지역에 적합한 안정생산 매뉴얼을 개발하고 있다. 당근, 마늘, 대파 등 작목별 유기재배 표준 매뉴얼을 개발하고 생산성이 높고 병충해 문제가 적은 작부 체계를 제시하며 농가소득 증대가 가능한 경기도만의 재배 방법을 개발하고자 한다.
둘째, 친환경 재배 농가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병충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 소재 및 유기농업 자재 개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사과 과수원에서 발생하는 겹무늬썩음병과 탄저병을 예방할 수 있는 식물 추출물을 선발해 농가 실증을 추진 중이며 천연 재료를 이용해 해충을 방제할 수 있는 자가 제조 추출물 및 활용 방법에 대한 연구와 해충 유인 또는 기피 소재 개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셋째, 유용 미생물의 농가 현장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기능성이 우수한 미생물을 수집 선발해 실제적으로 작물에 미치는 생육 촉진이나 병충해 방제 효과를 규명하고 미생물을 재배 현장에 적용하는 표준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친환경농업의 장기 영향평가 기술로 공익적 가치를 부각할 수 있도록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밭, 과수원, 논, 시설재배지의 친환경 농경지와 관행 농경지를 대상으로 식물 및 곤충 등 생물상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지속적으로 친환경 재배 농가의 목소리를 들으며 연구개발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현장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실용기술과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자재를 개발해 친환경 재배 농가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한다. 이런 노력으로 재배 농가의 어려움이 해소되면 친환경 농산물의 품질이 향상돼 가격경쟁력이 강화되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의 친환경 농산물을 더 많이 소비하는 친환경농업의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성희 경기도농업기술원 친환경미생물연구소 친환경농업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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