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앞둔 경기체중 교장, 학생 해외 전지훈련 동행 ‘빈축’

“경비 지원 비대상인데 학교 예산 지출” 혈세 낭비 목소리
내달 출장 심사도 신청 ‘외유성’ 지적… 교장 “책무” 반박
수원시교육지원청 ‘승인’ 비난에 “불가 판정 근거 無” 일축

퇴직을 석 달 앞둔 경기도내 한 중학교 교장이 연이어 외유성 색깔이 짙은 해외 연수 출장을 계획해 빈축을 사고 있다.

더욱이 출장 경비를 학교 예산으로 지출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나며 혈세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1일 경기도근대5종연맹 등에 따르면 연맹은 경기도체육회의 ‘2022년도 제2차 스포츠꿈나무 국제선진체육 체험캠프 공모’에 당선돼 오는 5일부터 18일까지 경기체중, 부천 덕산중과 함께 불가리아 소피아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당초에는 이달 3일 출국해 18일까지 훈련이 예정돼 있었으나, 환율 인상 등으로 훈련 기간을 단축한 것으로 파악됐다.

덕산중은 코치만 동행하지만 경기체중은 총괄 관리 등을 이유로 코치를 포함한 교장도 함께 출국하기로 결정했다. 한 학교의 책임자가 약 2주 동안 자리를 비우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교장의 출장 경비를 모두 학교 예산으로 지출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코치와 학생들의 경우 체육회에서 경비가 지원이 되지만, 선정 대상이 아닌 교장은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일보 취재 결과, 경기체중은 지난달 4일 수원시교육지원청에 교장의 경비 명목으로 사용될 580만원의 세출 예산서와 함께 교장의 공무상 국외 출장 심사를 요청했다. 심사는 같은 달 18일 승인됐다.

특히 A 교장은 다음 달 26~28일에도 ‘우수학생 선수 국외 체험학습’ 목적의 공무상 국외 출장 심사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박3일간의 짧은 일정이지만 경비 명목의 세출 예산서에는 300만원을 적어 제출했다. 외유성 해외 출장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이달 4일부터 17일까지 14일간 수원교육지원청의 행정사무감사 기간이어서, 회피성 해외 출장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개인 사비도 아니고 학교 예산으로 해외 출장을 가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면서 “공적인 일도 아닌 것에 2주 동안 교장으로서 자리를 비우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외유성이 다분한 해외 출장을 승인해준 수원시교육청에도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수원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 세출 예산서, 예산계획서 등을 봤을 때 불가하다고 판정 내릴 근거가 없었다”며 “일본의 경우 아직 심사된 사항이 아니다. 관련 내용을 잘 검토해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경기체중 교장 A씨는 “국내에서도 대회가 있으면 항상 동행했었고 이번 해외 출장도 총괄 관리할 수 있는 교직원이 없어 책임지기 위해 가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공무상 해외 출장도 혈세 낭비냐. 훈련에 임하는 학생들을 관리하는 것도 교장의 책무 중 일부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지난 2019년 3월 경기중·고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해 내년 2월 퇴직을 앞두고 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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