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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그곳&] “불안해서 못 살아”… 성범죄자 이사 소식에 동네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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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그곳&] “불안해서 못 살아”… 성범죄자 이사 소식에 동네 ‘발칵’

조두순 안산 선부동 계약 무산, 이사 물거품… 와동 주민들 ‘허탈’
화성시, 박병화 거주지 경계 강화... 격렬한 퇴거 요구에 외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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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지난 21일 아동성폭행범 조두순이 이곳으로 이사 올 것으로 알려지자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 계약이 파기됐다. 계약 파기 후 주민들은 '조두순 이사 안 옵니다'는 팻말을 설치했다

“‘그놈이 살겠다면 저희라도 떠나야죠…”

성폭행범들이 출소 후 인생 2막을 위해 선택한 거주지 일대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은 채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27일 오전 11시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주택가. 주택가 입구엔 ‘조두순 이사 안 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는 푯말이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이 동네는 지난 21일 아동성폭행범 조두순이 선부동의 한 주택으로 이사할 것으로 알려진 지역으로, 당시 주민들은 기자회견을 열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조두순의 부인이 남편을 회사원으로 속여 계약한 사실이 알려지며 사흘 만에 계약이 파기됐지만 주민들은 아직까지도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수지씨(41·여·가명)는 “조두순이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제일 처음 든 생각은 ‘동네를 떠나야겠다’였다”며 “계약이 파기 됐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언제 또 그가 이 곳을 찾을 수 있다는 불안한 생각이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고 두려워했다.

이곳보다 더욱 긴장감이 고조된 곳은 조씨가 현재 머물고 있는 와동. ‘성범죄자 동네’라는 주홍글씨를 2년 동안 감내한 와동 주민들은 조두순이 28일 계약 만료 후에도 당분간 갈 곳이 없다는 소식에 망연자실한 상태다.

선지윤씨(38·여·가명)는 “조두순의 입주부터 현재까지 그가 나가는 날만 기다려 왔다”며 “이제 그 바람은 물거품이 됐고 이젠 그만 우리 가족이 안산이라는 지역 자체를 떠나기로 남편과 합의를 봤다”고 자포자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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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31일 출소한 연쇄성폭행범 박병화가 살고 있는 화성시 봉담읍의 한 원룸촌

같은 날 오후 연쇄성폭행범 박병화가 살고 있는 화성시 봉담읍 원룸촌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 원룸촌 골목에 들어서자 ‘박병화 퇴출을 촉구한다’는 현수막 수십 개가 빈틈 없이 걸려있었다.

박병화 거주지를 둘러싸고 특별치안센터와 처소, 화성시민 안전 상황실이 마련돼 있었으며 거주지 앞 골목 입구엔 시민비상대책위원회가 설치한 퇴출촉구 국민입법청원 동의를 위한 배너와 시민게시판이 설치돼 있었다.

게시판 옆에선 인부 두 명이 화성시 상황실과 연결되는 시스템을 점검 중이었고, 안전 상황실 경비 2명과 경찰은 순찰을 돌고 있었다.

특히 박병화가 거주 중인 원룸에 대한 보안은 더욱 경계가 삼엄했다.

거주지 앞 처소에서 근무 중인 경찰은 해당 원룸을 방문하는 시민 한명 한명을 일일이 붙잡아 “몇호를 방문하시냐?” , “000호는 들어갈 수 없다”며 입·출입을 제한했다.

이와 함께 화성시의 28개 읍·면·동 주민들은 30명씩 순번을 정해 박병화가 출소한 날부터 매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거주지 앞에서 퇴거를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주민들의 격렬한 퇴거 요구에 박병화는 출소 후 제대로 된 외출도 못한 채 집 안에서 배달음식만 시켜 먹고 있다.

화성시민 안전 상황실 관계자는 “매일 교대로 박병화 주거지 200m 반경 일대에 대한 순찰을 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불안을 넘어 분노한 모습”이라며 “혹시나 모를 불상사에 대비해 더욱 치안활동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기자·서강준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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