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마카오 최대 마이스 복합리조트를 시찰할 기회가 있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화려한 카지노와 쇼핑아케이드를 제치고 가장 먼저 보여준 것은 1만3000석 규모의 아레나였다. 아레나는 문화공연, 스포츠, 전시박람회, 콘퍼런스, 이벤트 등 다양한 형태의 마이스 행사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다목적 마이스시설을 의미한다. 대형 실내 공간이며 행사 내용에 맞게 구조와 바닥 형태가 변형되기 때문에 1년 내내 다양한 행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관계자는 한국의 슈퍼주니어가 여기서 공연했는데 불과 몇 분 만에 전 석 매진됐다면서 젊은 세대와 이어질 수 있는 공간은 호텔도, 카지노도 아닌 바로 이런 다목적 아레나라고 강조하던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얼마 전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우리나라에는 고품질의 음악 공연을 할 수 있는 실내 장소가 매우 한정적이라고 한탄하며 음향에 민감한 가수들에게 대형 야외경기장은 정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한다. 급증하는 케이팝 공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어딘가 고품질 사운드가 가능한 실내공간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얘기를 덧붙였는데, 왜 우리가 BTS 공연을 보러 체조경기장을 가고 마이클 볼턴 내한 공연을 실내야구장에서 봐야 하는지 그제야 이해가 갔다.
인천에 다목적 마이스 아레나가 생기면 어떨까. 인천 원도심에 마이스 아레나를 짓는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또 하나의 성장엔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마이스는 사람을 모으는 산업적 특징이 있고, 사람이 모이면 물자와 정보가 따라오고, 거래와 소비가 발생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평시에는 지역주민을 위한 앵커시설이자 문화체육복합공간으로 작용하고 케이팝 등 중대형 문화예술공연, 글로벌 스포츠 경기, e스포츠 등을 유치한다면 아레나의 활용 가치는 매우 높을 것이다. 케이팝 가수 공연을 보러 전 세계 팬들이 몰려오는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위상을 생각하면 인천국제공항 바로 앞 아레나는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때마침 인천시는 개항장 근처에 제물포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 마이스 아레나와 함께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할 마이스복합지원센터를 인근에 건립해 가칭 인천마이스콤플렉스(MC)를 구성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원도심의 인천마이스콤플렉스는 송도 국제회의복합지구, 영종도 공항경제권 복합리조트 집적단지와 함께 인천 마이스 트라이앵글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 마이스의 중심 송도국제도시, 마이스 복합리조트가 이미 개장했거나 곧 완공되는 영종도 등 기존의 성장 거점들을 중심으로 인천의 더 많은 지역과 시민들이 마이스를 즐기고 누릴 수 있도록 생각의 공간을 넓혀보자.
마이스 참가자들이 마이스 트라이앵글을 따라 이동하면서 지출하는 소비는 지역 곳곳에 촘촘히 스며들어 더 많은 시민들이 경제적 파급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또 날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중대형 컨벤션 유치를 위한 인천 마이스 공급 역량을 키우고 규모의 경제와 함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국내 최초 마이스산업과 신설, 국내 최초 스마트마이스 사업, 국내 최초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 아시아(국내) 최초 친환경 국제 LEED 인증 취득 등 국내 최초 역사로 우리나라 마이스산업 성장의 큰 방향을 제시해 왔던 인천 마이스. 이제 제물포 마이스 아레나로 인천 마이스 도약의 마지막 퍼즐을 채워 보자.
정진영 인천시 관광마이스포럼 마이스분과위원장·인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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