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곳&] 인천 서구 사월마을, 비산먼지 가득

서구, 방진 덮개 미설치 적발해놓고 솜방망이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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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인천 서구 왕길동에 쌓여 있는 회색 골재 일부가 방진 덮개로 덮이지 않은 채 드러나 있다. 황남건수습기자

“골재산이 집 바로 옆에 있다보니, 바람만 불면 너무 고통스러워 숨조차 쉬기 힘듭니다”

7일 오후 1시30분께 인천 서구 왕길동 사월마을 동네 곳곳이 온통 회색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마을회관 앞 게시판 유리는 짙은 회색의 먼지가 눌러 붙어 안이 보이지도 않았고, 건물 지붕도 먼지가 가득 쌓여있었다.

뿌연 연기를 뚫고 마을회관 옆길로 3분여 걸어가니 거대한 골재산이 보였다. 방진 덮개는 드문드문 있을 뿐 대부분은 골재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덤프트럭 3대가 골재를 실어나르며 희뿌연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문유숙 사월마을 비상대책위원회 총무는 “바람만 불편 골재 가루가 마을 곳곳에 시커멓게 쌓인다”며 “숨쉬기도 버거울 정도”라고 푸념했다.

사월마을 인근 주민들이 골재산에서 쏟아지는 비산먼지로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데도 서구는 방진 덮개 미설치를 여러차례 적발하고도 경고만 하는 등 솜방망이 행정처분에 그치고 있다.

7일 서구 등에 따르면 사월마을 주변 약 35만㎡ 규모의 골재산은 모두 3곳의 건설폐기물 처리업체가 약 1천10만t의 골재를 보관·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방진 덮개의 설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비산먼지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덮개가 씌워지지 않은 골재 위로는 풀이 자랄 정도로 방치 중이다. 대기환경보전법 제43조와 환경부의 비산먼지 관리 매뉴얼에 따라 야적물질을 1일 이상 보관하려면 비산먼지 발생 억제를 위한 덮개 등을 설치해야 한다. 구는 이 같은 조치를 하지 않으면 해당 업체에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 및 형사 고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구는 올해 이들 업체 3곳에 대한 점검에서 모두 3건의 방진 덮개 미설치를 적발했지만, 행정처분은 ‘개선 명령’이나 ‘조치 이행 명령’ 등 사실상 경고에만 그치고 있다. 앞서 구는 지난해에도 업체 2곳에 대해 같은 문제를 적발, 개선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작업 구간을 제외한 모든 곳에 방진 덮개를 설치하도록 지도하겠다”고 해명했다.

황남건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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