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으로 나눔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밥지기’ 조민익 사장

“이게 봉사입니까?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오전 5시부터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가게에 나와 손수 반찬을 준비하는 이가 있다. 평소 만드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을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눔’을 위해서다.

이처럼 남양주시에서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주인공은 남양주시 수동면에서 4년째 한·중식 뷔페 ‘밥지기’를 운영 중인 조민익 사장(47)이다.

18년째 남양주에 거주 중인 조 사장은 ‘봉사’는 해본 적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힘들고 불행한 일을 겪어 마음을 많이 다친 그. 아무 생각 없이 발길에 이끌려 봉사단체를 찾았다. 장애인과 홀몸노인들의 행복한 표정을 본 그는 이날부터 ‘봉사’를 해본 적 없는 사람에서 ‘봉사’만 하는 사람으로 탈바꿈했다. 이렇게 시작한 봉사가 벌써 10년이 넘었다.

조 사장은 도배장판으로 봉사를 시작했다. 봉사단체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홀몸노인에게 찾아가 매달 1회 직접 도배장판을 새로 깔아줬다. 그에게 돌아오는 건 돈이 아닌 늙은 노인의 함박웃음이지만 “무엇보다 값진 보상”이라고 조 사장은 말한다.

4년 전 한·중식 뷔페인 밥지기의 주인이 된 그는 음식점 사장인 만큼 음식으로 나눔을 하자고 결심하고 가게를 열자마자 매주 1회 25인분의 6첩 반찬을 만들어 남양주시작장애인협회에 전달하고 있다. 한·중식 뷔페인 만큼 국과 짜장소스 등은 당연히 포함돼 있다.

이 밖에도 지역 내에서 장애인 단체의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이 들리면 그는 곧바로 주방으로 향한다. 행사에 나눔할 반찬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나눔의 ‘맛’에 더 깊이 빠져든 조 사장은 현재의 위치에 머무르지 않고 더 맛있는 나눔의 맛을 찾기 위해 새로운 봉사를 구상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짜장면을 매월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그에게는 한 가지 원칙이 있다. 단체에서 남는 반찬을 줘도 된다는 요구에도 항상 갓 만든 따끈따끈한 국, 신선한 야채와 고기로 만든 반찬을 나눔한다.

조 사장은 이같이 말한다. “식으면 맛이 없습니다.”

조 사장은 “남을 돕는 일보다 값진 것은 없다.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봉사의 맛에 더 깊이 빠져들고 싶다”고 말했다.

남양주=유창재·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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