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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인기 침범… 접경지 주민들 커지는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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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인기 침범… 접경지 주민들 커지는 불안감

주민 “연평도 포격 버금가는 상황”... 도라전망대 등 관광지 일시 중단
안보당국 차원 대책마련 요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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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무인기로 우리 영공을 침범해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27일 경기도 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조강전망대에서 시민들이 망원경으로 북한을 살펴보고 있다.장용준기자

 

북한 무인기가 5년여 만에 남측 영공을 침범해 해 5시간 넘게 도발하는 등 안보위기 속에서 파주와 김포 등 접경지역 주민들이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2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25분께부터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 수 개가 포착됐다.

 

무인기들은 파주·김포 일대로 넘어와 일부는 서울 상공까지 진입했다가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무인기는 총 5대가 식별됐다.

 

먼저 포착된 1대는 김포와 파주 사이 한강 중립수역으로 진입해 곧장 서울 북부지역 상공까지 직진한 뒤 서울을 벗어났고, 총 3시간가량 비행한 후 북한으로 돌아갔다. 나머지 4대는 강화도 서쪽으로 진입해 강화지역에서 활동하는 항적을 보였다. 군은 이 4대가 남측의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교란용으로 판단했다.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은 5년 6개월여 만이다. 앞서 2017년 6월9일 강원 인제 야산에서 북한 무인기가 발견된 이후 관련 동향이 포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파주·김포 등 접경지역 주민들은 차분하게 일상생활을 이어가면서도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파주 통일촌 주민 A씨는 “북한의 무인기 침범 위협이 증폭되고 있다. 이번사태는 연평도 폭격에 버금가는 상황”이라며 “다시는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포 월곶면 주민 B씨는 “뉴스에서 단 한대도 격추시키지 못했다는 소식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동안 우리 군이 말했던 ‘선조치 후보고’는 어디 간건지, 세계 6위권 국방력은 맞는 얘긴인지 그것이 더 불안하게 한다”고 말했다.

 

김포 하성면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C씨는 “뉴스를 접하고 놀랐다. 하지만 최근 미사일 발사가 계속됐고 무인기 침투까지 발생하니 이후 또 무슨 일이 벌어질까 불안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파주시 공무원 D씨는 “접경지역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을 것으로 판단한다. 안보당국 차원의 대책 마련이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포시의 한 공직자는 “요즘 행안부가 안전관련 문자를 보내고 있는데 이번 북한 무인기 관련해서도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문자를 보냈으면 좋지 않았을까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로 도라전망대 등 접경지역 안보관광지 운영도 일시 중단됐다. 파주 도라전망대와 제3땅굴, 임진각곤돌라는 북한의 무인기 침범 소식에 27일 하루 운영을 중단하고, 방문객 출입 통제에 들어갔다. 이들 관광지는 지난달 북한이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를 비롯해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을 때는 문을 닫았다. 파주·김포=김요섭·양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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