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포천에 위치한 우리 회원사 공장이 화재로 전소됐다. 강추위에 외국인 근로자들의 부주의로 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어렵사리 일궈 온 기업인데 새로운 도약을 꿈꾸던 공장이 전소되니 망연자실할 뿐이다. 잿더미로 변한 현장은 핵심 기계들마저 고철 덩어리가 됐다. 막막하고 주저앉고 싶은 심정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탓하지도 못하고 그저 사업주 책임이라고 자책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큰 힘은 못 되겠지만 도내 회원사들이 십시일반으로 1천350만원을 모아 위로하고 전달했다. 기업주는 용기를 얻고 다시 일어나겠다며 우리와 약속하니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다.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내년도 국가 예산이 통과됐다. 돈 쓸 곳이 많아 빚을 안 내려다 보니 답답했을 것이다. 그래도 기업인 입장에서 법인세 인하는 좀 더 했어야만 하는데 안타깝다. 우리 기업은 우리끼리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 여러 나라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가격경쟁력이 없으면 도태될 것이고 기업주는 망하는 것이다.
그 결과는 당연히 국민 모두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코로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적 인플레이션 등 경제위기가 만만치 않다. 해가 바뀌니 임금을 올려줘야 하는 기업은 걱정이 많다. 최저임금으로 기업을 운영하기도 어려운데 그나마 인력 구하기는 더 어렵다.
모처럼 일거리가 있어 납기를 맞추고 싶어도 일을 더 시키는 사업주는 범죄자가 될 공산이 크다. 우리 기업인들에게는 넘어야 할 산이 참 많기도 하다. 임금을 못 올려주고 추가 근로도 못 한다면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들은 ‘투잡’하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다. 대리운전이라도 해야 하니 말이다. 기업이 잘 돌아가지 않으면 결국 국가는 빚을 더 내야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결론은 성장 없는 복지는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복지 시혜는 기업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 줘야 한다. 우리 사회에 일 안 하고 먹고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일 안 하는 정치인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봉급 주는 기업주 입장에서 입으로만 외치는 복지는 헛구호일 뿐이고 속임수일 것이다. 같이 일하면서 보람과 행복과 여유를 누려야 한다. 기업이 돌아가야 일자리도 생기고 임금도 주고 최소한의 낙수효과도 발생한다. 지극히 평범한 상식이다.
우리가 주춤하는 사이 우리 경제는 경쟁 국가 대만에 추월당하고 있다. 기회의 조각상은 머리는 크지만 꼬리는 잡을 수 없을 정도로 가냘프다. 모처럼 오는 기회가 지나가면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올 때 잡아야 한다. 이제 다시 중동특수, 방산특수, 원전특수도 누려야 한다. 이를 재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토끼처럼 달릴 수 있는 저력이 있는 나라다. 토끼처럼 건방 떨거나 게으름만 피우지 않으면 당당한 선진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토끼에게서 교훈을 얻자. 빨리 가되 자만하지 말자.
우리 중소기업인들은 언제나 국민 먹거리를 창출해 낸다는 자부심으로 일한다. 정부도 국민도 우리가 일할 수 있도록 여건과 분위기를 갖춰 줬으면 좋겠다. 노사가 하나 돼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지키자. 그것이 상생의 첫걸음인 것이다. 든든한 안보의 바탕 위에 기업인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며 신나게 일하면서 경제성장을 가속화해야 한다. 기업이 성장해야 임금을 올려줄 수 있고 세금도 낸다. 그래야 복지와 보살핌이 이뤄진다. 빚 내서 하는 복지 시혜는 후세들의 먹거리마저 빼앗는 나쁜 선조들이 되는 것이다. 후손들이 편안하도록 더 기반을 닦아 나가야 한다. 기업은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고 국가는 이를 뒷받침하고 분배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야 한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우리 모두 다시 뛰어 선진국 대열에 안착하도록 힘을 모아 보자. 대한민국의 진정한 힘을 보여주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