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방문을 계기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과 천문학적인 규모의 사업 수주 소식이 뜨겁다. 특히 중국의 ‘일대일로(一 带 一 路)’ 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이 연계해 양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논의되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극단화, 장기화 관점에서 보면 중동지역이 그 경쟁의 핫스폿이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여년 전 중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진출했던 전략이 복기된다. 중국 국가 차원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 제벨알리(JAFZA) 프리존 구역에 중국의 2천여개 기업을 입주시키고, 유통센터(드래곤마트) 및 물류기지를 설립, 운영해 사실상 중국 기업의 중동 아프리카 수출 교두보를 마련한 바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미중 패권전쟁의 한복판에 놓여있을 뿐 아니라 수출을 해야 하는 구조적 상황이기에 글로벌 정세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이지만 대한민국은 신중동 전략을 세워 매우 깊이 있게 전개해야 하는 시점이다.
중동의 주요 산유국은 GCC(Gulf Cooperation Council)로 걸프 아랍 국가의 국제 경제 협력체이며 정식 명칭은 걸프 아랍국 협력 회의이다. 회원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 등 6개국이다.
GCC 주요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당분간 더욱더 국제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해 두바이엑스포(2020년), 카타르 월드컵(2022년)을 유치했고, 네옴 동계아시안게임(2029년) 유치가 확정됐다. 카타르 올림픽(2032년)은 유치에 실패했지만 사우디엑스포 (2030년) 유치 도전 등 메가 이벤트 유치에도 국가적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21년 기준 원유시장 점유율 세계 2위, 오일 관련 산업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40%, 수출의 90%를 차지하고 있어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사우디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추진 중이다. 경제 부분 외에도 관광, 문화, 교육, 스타트업 육성 강화와 정치외교적 영향력 확대 등 사회 문화적 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며 사회 진출을 촉진하기 위한 맞춤형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특히 대한민국의 K-컬처에 익숙하며 이에 대한 관심이 증폭하고 있어 최근 트렌드를 접목한 전략이 필요하다. 사우디의 경우 젊은층 인구가 60%이상을 차지하지만 직업이 충분하지 않아 스타트업 창업 아이템, 기술 협력 등 다양한 종류의 모델로의 접근이 가능하다.
아랍에미리트는 코로나19와 석유 및 서비스 관광 중심 산업 구조의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남에 따라 에너지 전환 및 기후변화 대응 전략이 강화되고 있다. 특히 두바이엑스포 2020 레거시 활용 및 COP28(2023년)을 준비 중이다. 두바이의 경우 GCC 지역 전반에 대한 미디어 영향력이 매우 크므로 대한민국 제품의 브랜딩과 홍보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타르는 월드컵을 비롯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수요와 전략을 매우 필요로 한다. 특히 카타르 월드컵은 300조원을 투자해 9조원을 거둬들이는 밑지는 장사를 했는데, 이는 카타르의 국가 포지션 자체가 스포츠 엔터테인먼트가 포스트 오일 시대에 있어 유일한 탈출구라 생각하고 그 상황이 절실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다양한 메가 스포츠 이벤트를 성공리에 치른 대한민국의 경험 노하우, 상품, 기술 등을 활용해 협력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신중동 진출 전략에 있어 가장 선행돼야 할 것은 비즈니스이기 전에 친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정부는 정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신뢰와 존중을 통해 사막을 건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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