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구조물 앙상하게 드러나… 폭격 맞은 듯 처참 불연 소재 아닌 데다 유독가스 함께 발생 피해 키워 수백m까지 매캐한 냄새… 警, 현장감식 등 원인 수사
29일 42명의 사상자를 낸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고의 현장은 폭격을 맞은 듯한 처참한 광경이었다.
사고 발생 약 2시간30분 이후인 이날 오후 4시20분께 경인제2고속도로 북의왕 IC 인근 방음터널(과천시 갈현동). 방음터널의 약 1㎞ 구간은 까맣게 그을린 흔적이 역력했으며 매캐한 탄내는 이곳과 수백 m까지 떨어진 곳에서도 맡을 수 있을 정도로 확산했다.
방음터널 내부는 더 처참했다.
불에 탄 44대의 차량은 형체를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고, 화재로 유리가 깨져 방음터널의 구조물이 앙상하게 드러난 상태였다.
작업 차량 두 대는 골조만 남은 방음터널의 구조물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자 이곳 하부 47번 국도에서 철거 작업을 벌였다. 또 이번 화재로 파손된 방음터널의 유리와 차량에서 떨어져 나온 부품 등이 47번 국도에 떨어지면서 과천시 등 관계당국이 47번 국도의 약 1㎞ 구간(양방향)을 통제한 채 정리 작업을 하는 등 화재 현장을 수습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이곳을 지나던 차량 운전자들은 긴박했던 대피 순간을 전했다.
이날 오후 2시5분께 터널에 진입했던 A씨 역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당시 화재로 인한 연기가 일부 보이기는 했지만, 큰 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다른 차들도 터널 진입을 했다”며 “그러다 연기가 갑자기 순식간에 덮쳐왔다. 당황해 차를 버리고 뛰어나왔으며 다른 운전자들 역시 차량을 후진해 이곳을 빠져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불로 방음터널 내 수백m에 달하는 구간이 모두 시뻘건 불길에 휩싸인 데다 터널 내부에서 나오는 검은 연기가 인근을 뒤덮자 200여건의 신고가 소방 당국에 접수되기도 했다. 또 뜨거운 열기로 터널 천장이 녹아 불똥이 비처럼 떨어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인명 수색을 진행한 소방 당국은 추가적인 사상자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으며 경찰은 현장감식 등 자세한 사고 원인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화재로 5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다. 화재 초기 사망자는 6명으로 집계됐다가 1명이 중복으로 분류, 5명으로 조사됐다. 사망자들은 처음 사고가 난 폐기물 트럭이 아닌 옆에 있던 차량 4대에서 발견됐다. 승용차 2대에서 각 1명씩 발견됐고, 또 다른 승용차 1대에서 2명, SUV 차량 1대에서 1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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