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나이의 무게

일없이 허전한 맘 깊어가는 명절 뒤끝

먼데 하늘 우러르다 젖어오는 눈시울에

어머니 가랑잎 같으시던 옛 모습이 스친다

 

천엽에 똥 쌔듯이 일도 참 많다시며

일곱 남매 기르느라 아픈 허리 눌러 잡고

흰머리 쓸어 넘기시던 깊디깊은 한숨 소리

 

어머니 떠나시던 그 나이에 서 보니

멍에인가 내리사랑 비로소 온 깨달음에

이 자리 고단한 무게 추스르며 하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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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자

춘천 출생.

‘한국시학상’ 본상 수상. 시집 ‘환승할 역이 없다’ 등 4권.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한국가톨릭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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