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2023년 중소기업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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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종 이노비즈정책연구원장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저물고 2023년 계묘년 새해가 시작됐다. 연례행사처럼 각 기관은 신년사와 신년 희망 사항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중소기업계의 신년사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함이 묻어 난다. 2023년 중소기업계가 선정한 사자성어는 ‘금석위개(金石爲開)’로 알려졌다. 금석위개는 정성이 쇠와 돌을 뚫는다는 뜻으로 강한 의지로 정성을 다하면 어떤 일이든 다 해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중소기업계의 각오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한국 경제의 위기감에 대한 극복 의지가 담겨 있다. 코로나19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한국 경제는 신3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 따른 복합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미국발 고금리로 인한 국내 금리의 급격한 상승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직격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야기된 국제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고물가의 충격이 내수경기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그동안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도 만만치 않아 2022년 무역수지는 500억달러를 초과해 1996년 206억달러 적자 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2023년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비관론이 우세하다. 우리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는 경제전문가들의 전망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앞으로 1, 2년이 한국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골든타임’이라는 점에서 현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재정 여력을 소진했기 때문에 가장 비용 친화적인 해법은 역시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기술 기반의 창업기업이 꾸준하게 늘고 있으며 죽음의 계곡을 넘어선 혁신형 중소기업의 숫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일단은 희망적이다.

 

혁신형 중소기업 중 기술 기반의 이노비즈 인증기업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았던 2021, 2022년 2년 동안 2천300개나 늘어났다. 기술력과 연구개발 수행체계를 갖춘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도 의미 있는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정부도 2023년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지원예산을 역대 최고인 1조8천247억원을 확보해 기대감을 높여 주고 있다. 우리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대응에 중소기업계가 화답할 차례다.

 

정부가 아무리 많은 재정 지원을 한다 해도 중소기업의 의지가 없다면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내외 경제 여건이 어렵다 해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고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소기업계의 선제적인 노력은 필수적이다. 2022년 12월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2023년 경영환경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거래처 확대 등 판로 다변화’라고 응답한 비율이 56.8%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마케팅 강화’(44.4%), ‘채용 확대 등 경기회복 대비’(30.4%), ‘기술개발 등 생산성 혁신’(30.4%) 등을 제시해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에 대한 설득력을 높여주고 있다.

 

우리 중소기업은 지난 3년간 코로나19의 혹독한 시련을 견뎌냈으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04년 카드대란도 뛰어넘은 바 있다. 그동안 한국 경제는 경제위기 극복의 연속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금의 위기 상황도 어렵사리 지나갈 것으로 믿는다. 우리의 바람대로 2023년 글로벌 통화 긴축이 완화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전, 국제 에너지 가격의 정상화, 소비 회복 기대감 등이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사람과 기술에 투자하면서 산업현장을 지키는 중소기업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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