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페미니즘의 선구자는 최초의 ‘페미니즘 선언서’로 알려진 ‘여성의 권리 옹호(1792년)’를 작성한 영국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1759∼1797)다.
이후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점차 여성에 대한 차별에 대항하고 여성의 권리를 요구하는 조직적인 페미니즘 운동이 시작됐고, 크게 1세대(여성의 참정권), 2세대(사회 모든 분야에서의 평등과 성적 해방 추구), 3세대(계급, 인종 문제 등으로 확대)로 흐름이 전개돼 왔다.
그럼 현 시점에서 왜 남성혐오나 여성혐오 현상이 주로 젊은층에서 발생했을까? 많은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산업 전반에 걸친 정보화와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해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가 대체함으로써 일자리를 빼앗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줄어든 일자리를 두고 경쟁이 격화되다 보니 좋은 일자리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이렇게 돈벌이가 시원치 않다 보니 주택을 마련할 여력이 없어 결혼연령도 늦어지고 결혼과 자녀 낳기를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 N포세대로 지칭되는 2030세대의 남성은 학업과 취업 황금기에 군복무를 해야 하는데 그만큼 투입한 시간에 비해 인센티브가 없다 보니 남성들은 군복무를 의무가 아니라 시간적 낭비, 이로 인한 금전적 손해를 보고 있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게 된다. 그래서 남성들이 여성에 비해 손해를 본다는 인식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치권과 정부에서는 젠더 갈등을 이용만 할 게 아니라 어떻게 여성들이 용인하는 선에서 인센티브를 줄 것인지를 연구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정책을 하루빨리 만들어 내야 한다. 그리고 젠더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정책만으로는 어렵다. 국민 개개인도 젠더에 대한 사고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자신의 어머니가 여성이고 자신의 아버지가 남성이다.
또 아내이기도 하고 남편이기도 하다. 통상적으로 가정은 서로 다른 성(性)이 만나 이루는 집합체다. 따라서 여성이 먼저냐 남성이 먼저냐, 아니면 가족이 먼저냐는 관점의 차이임을 인식하고 젠더 갈등의 시각에서 상호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코 극복하지 못할 어젠다는 아니다. 너무 따지지 말고, 너무 뾰족하게 생각하지 말고 상대편 입장에서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해하고 품어주는 역지사지(易地思之), 화해와 통합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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