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출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차량으로 1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를 15분 이상 걸어서 이동한 모습을 두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계산된 행동'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17분께 성남지청 앞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통상의 피의자 소환조사와는 다른 장면을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성남지청 앞은 이른 시간부터 진입로를 사이에 두고 수많은 지지자와 반대 세력이 몰려들어 혼잡한 상황이었다.
이 대표는 성남지청 건물 입구 앞까지 차량으로 이동하지 않고 성남지청 정문에서 내렸다. 이어 이 대표는 하차한 뒤 걸어가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취재진이 밀집한 본관 앞 포토라인까지 이동했다. 성남지청은 차량을 이용한 조사실이 위치한 청사 앞까지 접근이 가능한 곳이다. 그동안 대부분 유명인사들은 청사 내 출입문 앞까지 차량을 타고 온 뒤 기자들이 대기 중인 포토라인에 선 뒤 조사실로 향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제1야당 대표를 상대로 한 헌정사상 초유의 소환 당사자가 된 이 대표가 ‘억울함과 건재함을 동시에 알리려는 사전 준비된 퍼포먼스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검찰 출신 한 법조계 관계자는 “보통 검찰청사에서 내부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는 건 들어오는 과정에서 언론 등에 과다노출되거나 충돌이 생길 수 있음을 우려한 조치”라며 “특히 반대세력의 집회까지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걸어 들어왔다는 건 ‘나는 피의자가 아닌 당당한 야당 대표다’라는 자신의 주장을 알리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정치권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도 “이 대표가 포토라인에 서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 전 상당시간 반대세력의 고성이 이어지자 말을 하지 않고 기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며 “도보 이동이나 이런 모습들 모두가 자신은 당당하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나타내기 위한 의도라고 읽혀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이 대표는 이날 소환조사를 “수년간 수사해 무혐의 처분된 사건을 끄집어 내서 없는 사건을,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쿠테타”로 정의하며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수사이자 표적수사”라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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