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안전대 잡고 통학로 이용 넘어질까 노심초사… 대책 시급 市 “캐노피 시설 확장, 개선 노력"
“화도초교를 졸업하면 힘이 세져요. 매일 등산을 해서요.”
11일 오전 9시께 남양주시 화도읍에 위치한 화도초교. 정문으로 올라가는 210여m 왕복 2차선 이면도로는 아래쪽에서 보면 위쪽 도로가 아예 보이지 않을 만큼 경사가 매우 심했다.
어른에게도 가파른 경사여서 이 도로를 이용해 방학특강 수업을 하러 가는 학생들은 안전대를 잡고 캐노피(Canopy:하늘을 가리는 시설) 통학로를 올라갔다.
10여분 동안 스키장 활강 코스에서나 볼 법한 오르막길을 올라가자 학교 정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르막길에 잠시 정차 중이던 차량이 갑자기 출발하니 헛바퀴를 돌기도 했다.
실제로 마을에서 경사가 심하기로 유명한 해당 도로를 경사도 측정기로 측정한 결과 10도로 확인됐다.
경사 10도는 다소 가파른 수준으로 이태원 참사 당시 골목길 경사도와 같다.
이 학교 3학년 박시은양(가명·10)은 “경사가 가팔라 학교를 갈 때 너무 힘든다”며 “책가방이 무거울 때는 뒤로 넘어갈 것 같아 무섭기도 하다”고 힘든 등하굣길을 설명했다.
학부모 김정연씨(가명·37)는 “평소에도 등교할 때 아이가 넘어질까 봐 노심초사한다”며 “특히 비가 내리거나 눈이 올 때면 염화칼슘이 뿌려졌는지 확인까지 한다”고 말했다.
남양주시 화도초교 등굣길 경사가 너무 심해 학생들이 위험천만하게 통학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화도초교에 따르면 2010년 3월 설립된 해당 학교에는 학생 1천7명(남 500명, 여 507명)이 다니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의 학생이 걸어서 등교하고 있다.
다만 다리를 다치는 등 걸어서 등교가 불가능할 경우 학교 측에 진단서를 제출하면 통행허가를 받아 정문까지 차량을 타고 등교할 수 있다.
아이들의 안전이 관련된 만큼 통학버스 등 추가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지만 학교 측은 비좁은 도로 상황 등을 이유로 3월 개학해도 통학버스 운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남양주시는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고 아이들이 보다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아이들이 등교할 때 통행 중인 캐노피 시설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며 “현장 점검을 통해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경우 즉시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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