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경기도지사들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입장차

민선 8기 경기도정에 김동연 경기지사의 출신 고교인 덕수상고 동문이 줄줄이 승선해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을 비롯해 도정 참모로 발탁됐다. 경기관광공사 사장, 경기도 행정수석, 경기주택도시공사 본부장, 경기신용보증재단 임원, 경기도주식회사 임원 등에 덕수상고 출신 인사가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들은 지방선거에 나선 김 지사에게 개인 자격으로 500만원을 후원한 소위 덕출이 후배도 포함됐다. 김 지사가 취임 후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원칙을 가지고 측근 보은 인사를 배제하겠다고 밝혀 민심의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전임 도지사들은 정치적 인연이나 관계, 외부 추천 등을 통해 정무직 및 공공기관 고위직을 임명했었다. 이도 소위 ‘낙하산 인사’에 포함되는 것이지만 민선 8기처럼 도지사의 고교 동문 출신이 많이 포함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나마 김 지사는 업무 연관성과 전문성 등을 고려해 동문을 산하 기관에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도지사였던 민선 7기도 경기도 공공기관 곳곳에서 낙하산 인사가 단행됐다. 당시 경기도 산하 13개 공공기관 노조 총연맹이 공개한 ‘낙하산 리스트’에 당시 이 지사의 보은 인사로 의심되는 93명의 실명과 경력, 출신 등이 공개되기도 했다.

 

특히 민선 7기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는 업무와 관련한 전문성이 매우 떨어지는 인사들이 무작위로 임명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사가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이었다.

 

또 변호사 출신의 인사가 경기도시주택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이런 무원칙적인 인사도 보기 힘들었다. 이 지사는 ‘열린 채용’이라는 미명 아래 업무 연관성이 떨어지는 인사들의 공공기관 진입 장벽을 의도적으로 낮추기도 했다. 이 같은 인사를 단행하면서도 이 지사는 줄곧 공정과 상식을 외쳤다. 당시 경기도는 “법과 행정 절차에 따라 경쟁을 뚫고 채용된 인사들”이라고 반박했었다.

 

민선 6기 남경필 전 경기지사는 지난 2015년 국정감사에서 낙하산 인사에 대해 “한국 정치 현실에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남 지사는 “한국 정치 현실에서 선거를 끝까지 도와준 사람을 모른 척할 수 없다”며 “정피아(정치마피아) 하나도 안 보낼 수 있는 정치 구도가 아니다”고 답변한 것이다.

 

김동연 지사와 이재명 전 지사는 투명, 공정, 상식 등을 말하며 낙하산 보은 인사를 단행했다. 남경필 전 지사는 한국 정치 현실에서는 구조적으로 당연한 일이라며 차차 줄여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현재 정치 구조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당은 정권을 잡을 때마다 낙하산 보은 인사를 한다. 그들의 태도는 항상 일관된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

 

역대 도지사 누구의 인사 스타일이 맞는지 따져 보자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정치권의 낙하산 보은 인사는 최소화돼야 한다. 또 낙하산 보은 인사를 하더라도 해당 기관에 적합한 전문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앞으로 정치인들은 낙하산 인사와 관련해 공정, 상식 이런 얘기는 할 필요 없다. 눈 가리고 아웅 하지 말고 해당 기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도민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합당한 인물을 배치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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