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사유의 길

솔잎에 매달린 이슬방울처럼

아무도 알지 못하는 모습으로 왔다

 

바다가 되고 바다로 가고

파도가 되어 갯바위에 부딪혀

바람이 되고 바람으로 살아

하늘을 우러러 하늘이 되고

구름으로 태어나 다시 구름으로

 

허공에 흐르는 걸음으로 왔으니

 

첩첩이 쌓인 허물 훌훌 벗어 알몸 인체

아무것에도 보이지 않는, 보일 수 없는

나도 나인 줄 모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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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순

2015년 ‘수원문학’ 신인상 당선.

길 위의 인문학상, 수원문학인상 수상.

시집 ‘서쪽으로 뜨는 해도 아름답다’.

수원문인협회·경기여류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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