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그깟 개구리 한 마리?

image
홍은화 수원환경운동센터 사무국장

 

한 나라의 생물다양성은 종종 그 사회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수원에 살고 있는 생물종은 조류 122종, 포유류 15종, 양서〈2219〉파충류 19종, 어류 25종, 곤충 1천348종, 식물 1천184종(2019년 수원시 자연환경조사 기준)으로 판단된다. 3년이 지난 지금은 더 많은 지역이 콘크리트화돼 종수나 분포지역이 축소됐을 것이다.

 

이 중 몇몇 생물은 멸종위기에 처해 있거나 절멸 상태에 놓여 있다.

 

수원 서쪽 지역에서 농사짓는 농부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 많던 개구리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가장 큰 원인은 개구리들이 살 수 있는 서식처가 줄어들었고 농법에도 변화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깟 개구리 한 마리는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개구리류를 일컫는 양서류는 기후위기 속에서 가장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생물종이다. 양서류는 물뭍동물이라 하여 물과 땅, 양쪽에서 사는 생물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하면 아가미와 폐로 호흡한다는 것이다. 이는 물과 땅이 모두 건강해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또 개구리가 사는 곳은 논지역이 많으며(산간계류에 살고 있는 개구리도 있다) 논에서 개구리가 잘 보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농약과 제초제 때문이다. 물과 땅이 공존하는 습지가 사라지면 그곳을 기반으로 살고 있는 많은 곤충들도 사라진다.

 

이는 양서류의 먹이원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 종합해 보면 농약과 제초제 살포는 사람의 먹거리와도 연관이 있고 곤충들의 서식에도 문제가 된다. 곤충들이 사라지면 수분(受粉)에 문제가 생기고 특정 생물이 대량 발생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양서류의 서식처인 습지가 사라진다는 것은 지구 표면의 기후 시스템에도 변화가 일어난다는 뜻이다. 개구리 한 마리가 잘 살아야 하는 자연환경은 사람이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그깟 개구리 한 마리가 잘 살아야 내가 잘 사는 법이고 미래가 보장된다는 의미다. 그러니 그깟 개구리가 아니고 소중한 개구리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