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일자리 보전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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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청운대 글로벌무역·물류학과 교수

일자리의 위기가 오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2.5%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미 많은 기관들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1%대로 전망하고 있으며 0%대로 예측하는 기관도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2년 12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고용률(15~64세)은 68.5%로 전년 동월 대비 1.2%포인트 상승했으나 2022년 내내 전년 동월 대비 2% 포인드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어서 향후 일자리의 어려움을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통계자료가 아니어도 우리는 주변의 불 꺼진 상가와 연말 뉴스를 장식하는 희망퇴직 뉴스를 보면서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지속되려면 없어지는 일자리만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면 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자리가 없어지는 속도가 빠르고 그 양상도 다양해 창출되는 일자리로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예를 들면 4차 산업과 글로벌화의 영향으로 대기업들은 고용 없는 성장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또 산업 트렌드의 변화가 빨라져 개인이 새로운 기술을 익힌다 한들 예전과 같은 평생 고용은 어렵다. 따라서 경기의 어려움에 따라 일자리가 춤을 추면서 점차 연결고리가 약해진다.

 

새로운 일자리는 새로운 기술혁신을 통해 만들어진다. 인류가 경험한 1차에서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늘 일자리 위기론이 나타나곤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인류의 일자리는 늘어났다. 다만 일자리의 형태는 바뀌어 왔으며,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적응 기간은 상당히 소요됐다. 이것에 따라 국가와 개인의 운명이 바뀌었으며 우리나라는 정보기술(IT) 등을 빠르게 사회적으로 내재화함으로써 오늘날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현재의 글로벌 경제환경을 고려하면 기업들은 전략적으로 당분간 투자를 자제하며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이어서 일자리 역시 주춤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신기술을 통한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는 것과 더불어 지역에 맞는 일자리 보전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크게는 대규모 사업장의 일자리 보전을 지원하고 고용 형태 등에서도 계약직보다는 정규직을 권장하는 정책을 통해 사회적 합의와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 방법으로 (가칭)일자리진흥원과 같은 전담 조직을 만들어 복잡한 일자리 문제를 풀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당연히 혁신을 추구해야 하지만 마차에서 자동차로 바뀌는 시기와 같은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일자리 위기에 놓인 마부의 어려움을 이해해야 하며 마부들이 자동차 기술자로 변할 수 있는 시간과 교육을 제공하는 안정된 사회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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