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기도의 국제공항이 화옹지구로 오는 것을 찬성한다. 이렇게 호기롭게 단언하는 이유는 오롯이 나의 경험에서 기인한 것이다. 지인들이 겪었던 일화들은 불편함을 넘어 불만의 수준이었다. 배차시간에 따른 버스 예약의 불편함으로 비행기를 놓쳤다는 이야기와 김포, 인천공항까지 가는 동안 유난히 심한 교통체증으로 청주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수월했는데 이젠 그마저도 쉽지 않아졌다는 이야기였다.
얼마 전 연말을 기해 제주에 다녀왔다. 김포에서 제주를 가는 것보다 수원에서 김포로 가는 것이 더 번거로운 것을 알기에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김포까지 차를 가지고 가야 했다. 고백하건대 경기국제공항이 화옹지구로 유치됐으면 하는 마음이 조급해진 것은 이런 이유도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군공항 이전이 아니라 국제공항 설치가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무슨 까닭인지 반대하는 입장에선 군공항에만 초점을 맞춰 반대를 하는 듯하다.
그들의 주장은 국제공항 유치로 인한 자연생태계 문제라든가 소음 및 환경오염을 이유로 들고 있는데 그것은 지난달 확정된 ‘경기남부국제공항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통해 판단하면 된다. 또 반대하는 소수의 사람들은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더 안타까운 일이다. 국가안보를 위해 군공항을 70여년간 지켜왔던 곳의 주민들의 고충에 대해선 수수방관했다는 의구심마저 든다. 그들의 지역만 아니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을 했단 말인가.
더구나 이건 군공항 유치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국제공항으로서 미래의 그 엄청난 경제적 실익과 탄력적 발전의 가능성을 견인하게 되는 일이다. 이동에서의 편리성과 현실성 있는 관광지역으로의 전환이 지역경제의 동력을 가져오리라는 것은 나처럼 경제적 숫자와 손익계산에 무딘 사람에게도 매력적인 제안이다. 그런 단순한 생각만으로도 국제공항 유치를 지지하는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새로운 공항이 문화예술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공간이기를 바란다. 여행의 설렘과 고단함을 행복으로 채워주는 지역예술가들의 전시와 공연으로 더 풍성하고 격조 있는 국제공항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지역의 공항이 갖는 비전이야말로 우리가 일궈낸 역사의 한 페이지로, 훗날 손주들 여행길에 자랑이 될 수 있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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