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양주시 최초로 개발한 신도시 고읍지구가 중학교 과밀학급 해소 문제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고읍지구(양주2동)의 초등학교 졸업생들은 양주중학군에 따라 덕현중과 삼숭중으로 배정된다. 두 곳 모두 다른 지역의 중학교보다 많은 과밀학급으로 운영돼 열악한 교육환경에 노출돼 있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이 제시하는 과밀학급 기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도 고읍지구 내 초·중학교 모두 학생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추가 학교 설립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이에 최근 고읍동 학부모들이 고읍중학교개교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중학교 신설과 과밀학급 문제 해소에 직접 나섰다.
고읍중학교개교추진위원회는 고읍중학교 신설과 과밀학급 해소, 특수학급 신설 등 신도시지역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양주시장 후보를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고읍·삼숭 등 양주 고읍지구의 과밀학급 실태와 해결 방안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 고읍지구 과밀학급 현황
고읍지구 내 중학교는 삼숭중학교와 덕현중학교 두 곳으로 학급당 평균 학생수는 각각 29.5명, 32.7명으로 한국 평균, 경기도 평균(28.8명), 양주시 평균(27.7명)보다 높다. 삼숭중은 31학급에 학생수 961명으로 학급 평균 학생수가 29.5명이며 덕현중은 35학급에 학생 1천92명으로 학급 평균 학생수는 32.7명이다. 인근 옥정신도시 지역의 옥정중은 34학급 977명으로 평균 28.7명, 옥빛중은 22학급 670명으로 평균 29.1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학급당 학생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중학교 21.1명, 고등학교 23.3명보다 많고 우리나라의 중학교 23명, 고등학교 26.1명보다도 많다. 또 양주지역 중학교학군 가운데 도교육청이 제시한 기준으로 볼 때 양주2동 중학교학군의 학급당 권장 학생수는 32명으로 주변 지역인 회천·남면·조양·백석중학군은 28명, 옥정중학군 30명, 동두천중학군 28명인 것과 비교해도 가장 높다.
이에 학부모들은 작은 학교를 지향하는 현대 교육정책에서 고읍지구 학생들만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서 교육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며 교육환경 개선,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 중학교 신설의 필요성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더 나은 수준이 아닌 타 지역과 동일한 수준에서 교육받고 학습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릴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현재 덕현중과 삼숭중의 학급당 학생수는 양주지역에서 가장 많은 과밀학급으로 현실은 정반대다.
학부모들은 열악한 수준의 교육환경을 개선해 자녀들이 더욱 쾌적한 교육환경에서 공부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과밀학급을 해소해야 하며 증축이나 학급 증가가 사실상 어려운 현실에서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이미 확보돼 있는 부지에 중학교를 신설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고읍지구는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인구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지역이다. 현재 학급당 학생수가 가장 많은 상황에서 인구가 계속 유입되면 학생들의 학습여건은 더 열악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LH가 이미 예정돼 있는 학교 부지를 공동주택 부지로 용도 변경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이를 저지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 해결 방안은 없는가
학부모들이 바라는 유일한 대책은 고읍중학교 신설이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멀리 떨어진 지역의 학교에 보내기(공동학군제)보다는 가까운 곳에 중학교를 신설해 자녀들이 좋은 교육여건에서 학습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고읍중학교 신설의 가장 큰 걸림돌은 교육당국의 현실을 감안하지 않는 낡은 기준을 고집하는 태도, 학교 신설에 따른 재원 문제, 구시가지 학교들과의 균형 문제 등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당국의 전향적인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신도시지역의 과밀학급은 교육시설을 확충하고 구도심 지역의 학교들은 공유학교로 활용하면 된다. 하지만 주무관청인 양주교육지원센터와 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은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다.
양주교육지원센터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6천가구 이상이 들어서야 고읍중학교 신설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구가 늘어난다고 해서 무작정 학교를 신설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고민수 고읍중개교추진위 집행위원장
“교육청, 교육환경 개선 위한 전향적 사고 필요”
고읍중학교 신설을 포함한 과밀학급 해소 문제는 10여년이 흐른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채 현재 진행형이다.
고읍중학교개교추진위원회 고민수 집행위원장은 “추진위원들과 양주교육지원센터를 방문했을 때 교육청 관계자들이 6천~9천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야 학교를 신설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되풀이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고 운을 뗐다.
고 집행위원장은 “교육당국은 10년이 넘도록 학부모와 자녀들에게 희생만을 강요해 왔다. 이는 부당한 처사다. 10년 이후에도 지금의 낡은 기준을 계속 적용할 것인가. 앞으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적정한 학급당 학생수도 낮아질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전향적인 사고 전환으로 미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주는 인구 50만을 계획하고 있는 도시다. 규모도 좋지만 무엇보다 교육도 균형발전이 이뤄져야 한다”며 “교육 문제는 구성원들이 참여해 해결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는다.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교육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문제 해결을 위해 문을 두드릴 것”이라며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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