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관 얼어 세탁물 배출 못하고... 아파트 저층 가구는 ‘역류 피해’ 주민들 빨래방 등에 몰려들어
“오늘도 아파트에서 ‘한파로 세탁기를 돌리지 말아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왔어요.”
29일 오전 11시께 인천 연수구 옥련동의 한 셀프 빨래방. 평소 한가롭던 이 곳은 최근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빨래방에 있는 세탁기와 건조기는 모두 사용 중이고, 대기줄까지 이어진다. 이어진 한파에 하수관이 얼었거나, 동파 우려로 세탁기 이용을 자제해 달라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요청으로 집에서 세탁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몰린 것이다. 이들이 가져온 세탁물도 평소에는 집에서 세탁해 쓰던 수건, 티셔츠, 바지 등이다. 이우상씨(40)는 “3일동안 빨래를 못하다 보니 빨래가 계속 쌓였다"며 “설 연휴 때부터 아파트 방송에서 세탁 배관이 얼어 역류하고 있으니 세탁기 사용을 하지 말아달라는 안내가 나왔다”고 했다.
같은 날 중구 중산동의 한 셀프빨래방의 상황도 마찬가지. 인근 신명스카이뷰주얼리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지난 25일부터 세탁기 사용 중지를 안내하면서 주민들이 빨래방으로 몰렸다. 미추홀구 도화동의 한 아파트는 수도관이 터져 빨래는 커녕 생수를 사먹었다. 주민들은 긴급 복구 후에도 천으로 배관을 감싸며 수도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인천에 최근 이어진 한파로 오래된 아파트와 저층 빌라 등의 수도관, 배수관 등이 얼어 주민들이 빨래방으로 몰리고 있다.
배수관이 얼면서 세탁기 오수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저층 세대 발코니 등으로 역류하는 현상으로 세탁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공동주택들에서는 지난 설연휴 때부터 세탁기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관리사무소의 안내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주변 빨래방과 세탁소 등에는 세탁물이 넘쳐나고 있다. 빨래방 주인 박모씨는 “최근 한파로 세탁기 배수관이 얼어 빨래 손님들이 몰리는 것 같다”며 “지난주부터 평소보다 30% 이상은 늘어났다”고 했다.
인천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나 맘카페 게시판에도 동파 관련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물을 틀고 외출했는데도 수도관이 얼었다’, ‘오늘은 세탁기 사용해도 되나요’, 등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 동파 관련 신고 건수는 24일 6건, 25일 178건, 26일 123건, 27일 107건으로 총 414건에 달한다.
윤성철 송도럭키아파트 관리사무소 과장은 “아파트 중·고층 주민들이 빨래를 하면 누군지 찾아내기가 어려울 뿐더러 저층 주민들만 피해를 본다”며 “매일 방송으로 세탁기 사용 금지를 요청해도 사용하는 주민들이 있어 매일 세탁기 배수관 역류가 발생한다”고 했다. 이어 “그 때마다 스팀 해빙기로 녹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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