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피해와 긴급구호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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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월드비전 경기남부사업본부장

튀르키예와 시리아 대지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양국의 사망자 수가 13일 기준으로 3만명에 달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명을 넘길 확률이 26%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진 직후 0%에서 전망치가 계속 오르는 있는 상황이다.

 

월드비전은 지진이 발생한 당일, 카테고리 III 대응을 선포하고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긴급 구호활동을 시작했다. 카테고리 III는 월드비전의 가장 높은 재난대응 단계로 전 세계 월드비전 파트너십이 이번 재난에 공동 대응해 전체 이재민 인구 중 10% 지원을 목표로 구호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초기 긴급구호 단계로 인명 피해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임시거주시설, 식량, 의약품, 난방용품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구호사업 상황을 보면 튀르키예는 각국 정부와 비정부기구(NGO) 단체 등의 지원이 정부 통제하에 진행되고 있지만 시리아의 상황은 이와는 다르다. 시리아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알 아샤드 정권과 반군 간의 내전이 12년간 진행 중인 국가다. 오랜 내전으로 인해 약 680만명이나 되는 난민이 발생했으며 반군이 장악한 시리아 북서부 지역은 지진 발생 전부터 이미 기초보건 및 의료 서비스가 붕괴된 상태였다. 시리아 전체 인구의 67%가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할 정도로 매우 열악한 국가적 상황 속에서 이번 지진 피해를 입게 됐다.

 

시리아 정부는 지진 발생 후 “시리아에 대한 구호는 시리아 정부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발표한 후 반군 피해 지역으로의 인도적 구호 물자 이동을 정부가 통제하고 있다. 지진이 발생한 지 3일이 지난 후에야 인도적 지원 경로를 통한 구호 물자가 수송될 정도로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 대한 지원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 대한 구호를 확대하기 위해 튀르키예를 통하는 구호 통로를 추가하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반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리아 지역의 아동 보호 문제도 크게 대두되고 있다. 오랜 기간 내전을 겪으며 고통 받고 있던 아동들은 이번 지진으로 인해 더욱더 취약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수십만명에 달하는 아동들이 집을 잃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 아동들은 보호자의 사망 등으로 보호자와 분리돼 착취와 학대의 위험성에 놓여 있다. 또 저체온증, 수인성 질병 등 다양한 위험에 노출돼 있어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 정부는 초기 500만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 제공과 역대 최대 규모의 긴급구호대를 현지에 파견해 지진 피해를 돕고 있다. 민간단체를 통한 기부금 모금과 지원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초기에 인명 구조 및 이재민 보호에 지원이 집중되고 있다면 향후에는 도시 재건 사업과 재난 예방 등 장기적 계획으로 구호 사업이 전개된다. 피해 국가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현재 우리가 보내고 있는 관심과 지원이 장기적으로 지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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