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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단녀·어르신까지 희망 키우는, 촘촘한 ‘일자리 돌봄’ 절실 [이슈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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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단녀·어르신까지 희망 키우는, 촘촘한 ‘일자리 돌봄’ 절실 [이슈M]

경기·인천 기혼여성 중 비취업 각각 18.2%·16.8% 달해
전문가 “고용 사각지대 해소 위해 세대통합 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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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특례시에 사는 강지영씨(가명·38·여)는 경력단절 후 재취업을 위한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 결혼 전 전시 대행 업체에서 일을 한 그는 경력을 살릴 일자리를 찾아봤지만 대부분 25~35세의 젊은 직원을 원했다. 지역 일자리센터에서도 본인의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는 찾지 못했다.

 

#인천 남동구에 사는 김복선씨(가명·80)는 올해 환경 정비 활동을 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에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지난해엔 매달 27만원의 노인일자리 임금을 받아 생활비에 보탰지만 당장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다. 김 씨는 “그동안 일자리사업으로 소득을 마련해 생활비에 보탰는데 이제 식당 앞에 쌓이는 폐지를 주워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나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노동시장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경력단절 여성, 노인의 일자리 문제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경력단절 여성의 일자리는 저출생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고, 노인 일자리는 고령화시대를 맞은 현재 주요한 이슈인 만큼 일자리 사각지대의 촘촘한 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통계청 지역별 고용조사 자료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경기도내 기혼여성 중 결혼과 임신 및 출산, 육아, 가족돌봄 등의 사유로 직장을 그만둔 비취업 여성(경력단절 여성)은 18.2%로 집계됐다.

 

10년 전인 2013년 23.0%보다는 줄었지만 지난 10년간 기혼여성 대여섯명 중 한 명꼴로 경력 ‘단절’을 겪고 있는 셈이다. 인천지역의 경력단절 여성도 8만868명으로 기혼여성 중 16.8%에 해당한다.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들은 특히 일터로 복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도내 25~54세 여성 1천명을 대상으로 한 ‘2021년 경기도 경력단절여성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경력단절 이후 한 번도 재취업한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31.2%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33명(42.6%)은 재취업을 위해 구직활동을 했지만 취업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일하는 노인의 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경기지역 고령층(65세 이상)의 경제활동참가율은 10년 전인 2013년 25.6%에서 지난해 34.2%로 1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고 고용률 역시 10년간 25.2%에서 33.3%로 올랐다.

 

인천시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도 각각 1.9%포인트, 1.0%포인트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일하려는 욕구가 커진 데다 근로소득이 있어야 생계가 가능한 현실적인 문제 등이 고령층의 고용률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 경기연구원이 지난해 5월 발표한 ‘증가하는 노인 노동, 일하는 노인의 권리에 주목할 때’ 보고서를 보면 노인 노동자의 97.6%가 가능한 한 계속 일하기를 원했고 평균 71세까지, 현재 나이에서 7.7년 더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고용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선 경력단절 여성, 노인계층 등 다양한 세대를 겨냥한 지역 고용창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각 시·군의 지역 고용센터가 이 같은 정책을 주도하되 세대 간 통합형 일자리를 창출하는 지역 특화 모델을 개발한다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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