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3지구·병점동·진안동 등 화성지역 곳곳 급속도로 성장 만년제 주변은 각종 규제 발목... “지역 경제 활성화 꿈도 못 꿔”
대형 물류단지는 물론 태안3지구, 병점·진안동까지 만년제 인근을 제외한 주변 지역이 빠르게 개발되면서 안녕동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날로 커가는 모양새다.
■ 태안3지구, 20여년 만 준공... 만년제 인근은 ‘배제’
21일 화성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태안3지구 택지개발사업’은 LH가 약 8천978억원을 들여 화성시 송산동과 안녕동 일원 118만8천438㎡에 3천763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전체 면적 중 안녕동은 62만5천404㎡으로, 사업부지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만년제 인근 지역은 포함되지 않았다.
LH는 지난 1998년 5월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 2003년 5월 개발계획(1차) 승인, 2005년 1월 개발계획(2차) 및 실시계획(1차) 변경 승인 등 절차를 거쳐 2006년 2월 착공했다.
그러나 2007년 사업부지에서 정조대왕 초장지의 재실 터가 발견된 데 이어 만년제와 융·건릉, 용주사 등 문화재를 보호해야 한다는 불교계 반발에 부딪혀 공사가 10여년간 중단됐다.
LH는 2016년 5월 사업 철회를 요구해 온 용주사 등 불교계와 극적으로 합의를 이뤄냈고, 사업은 다시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합의안에는 융·건릉과 용주사를 연결하는 옛길을 보존하고, 북측에 3만4천여㎡의 한옥마을(114가구)과 3만여㎡의 한옥숙박시설(호텔), 12만여㎡의 테마형 역사공원 등을 조성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LH는 이를 토대로 현상변경허가와 △교통·환경 △사전재해 등 제반 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이를 반영한 개발 및 실시계획을 재승인 받아 2017년 3월 공사를 재개했다.
이후 태안3지구를 역사와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목표로 현재까지 공사를 진행 중이다. 준공 예정일은 올해 12월께다.
■ 점점 발전하는 병점·진안동... ‘눈부신 성장’ 예고
LH는 이보다 앞선 1997년 2월에도 병점동과 진안동 일대 82만4천740㎡에 7천21가구를 짓는 내용의 ‘화성태안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해 2006년 6월 완공한 바 있다.
이 사업을 기점으로 병점동과 진안동 일대는 급격히 발전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인구 10만5천905명(4만6천510가구)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시의적절하게도 2003년엔 서울 등 수도권을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는 지역 핵심 교통망인 지상철 1호선 병점역이 들어섰다.
그리고 LH는 2005년 12월부터 병점역 서쪽 37만6천933㎡ 부지에 ‘화성병점복합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 추진 중이다. 완공 예정은 2024년 12월이다.
이곳엔 복합환승센터와 주거시설을 비롯해 상업·업무·산업시설, 공공문화체육시설, 근린공원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 말고도 병점·진안동에선 머지않아 추가 개발사업이 다수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GTX-C, 동탄트램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고려하면 병점·진안동이 추후 동탄신도시와 함께 화성지역 핵심지로서 기능을 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 “시간이 멈춘 외딴 섬”... 만년제 인근 주민들 ‘박탈감’ 뿐
이처럼 화성지역 곳곳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나 만년제 주변은 여전히 각종 규제에 발이 묶여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 활성화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만년제 인근 주민들이 오랫동안 박탈감에 허덕이고 있는 이유다.
안녕동 주민 A씨(50대·여)는 “만년제를 중심으로 동네 중간이 뻥 뚫려 있는 느낌”이라며 “문화재 인근 개발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런데 인근 지역은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주여건이 열악해 병원이나 약국을 가려면 몇 ㎞나 이동해야 하는 우리는 답답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안녕동 주민 B씨(70대)도 “만년제 때문에 규제를 받다 보니 개발이 안 되고, 인구도 안 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지역 활성화는 꿈도 못 꾸는 실정”이라며 “만년제가 문화재로서 역할이라도 하면 모르겠는데,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 결국 우리는 재산상 피해를 계속 감당해야만 하는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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