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당신은 창업가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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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청운대 글로벌무역학과 교수

필자는 창업을 가르치는 수업 첫 시간에는 학생들에게 내기 제안을 한다. 지금 학생이 가지고 있는 것 중 제일 좋은 것과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내기를 하자는 거다. 조건은 공평하게 가위바위보로 결정하자고 한다. 학생들은 대부분 안 하겠다고 대답한다. “질 것 같다” 또는 “내기를 해야 할 이유를 못 느낀다” 등의 대답이 나온다.

 

그럼 또다시 질문을 한다. “만일 승률을 조작할 수 있다고 하고, 당신이 이길 확률이 70%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 질문에도 대부분은 같은 대답을 한다. 승률을 더 올려 당신이 이길 확률을 90%로 설정한다 해도 대답은 비슷하다. 사람들은 ‘이길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질 것 같은 느낌’을 더 크게 받는다.

 

그렇다면 창업이라는 게임에서 승리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소상공인진흥원이 2019년 조사한 우리나라 소상공인의 5년 생존율은 27.5%다. 벤처기업의 성공 확률은 더 낮을 테다.

 

50%의 확률에도 질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되는데 27.5%의 확률에서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창업가는 기본적으로 높은 성취욕과 긍정적 사고를 하는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다.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업에 실패한 후 맞이하는 현실의 어려움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실패에서 재기하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창업가를 히어로라고 칭하기도 한다.

 

창업에서 실패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위험을 무릅쓰고 돌진하는 돈키호테형 창업보다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지만 ‘계산된 위험’을 하는 창업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즉, 준비된 창업을 해야 한다.

 

성공한 창업가를 살펴보면 선천적으로 타고난 사람들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교육되고 훈련된 사람들이 더 많다.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취업의 대안으로 생계형 창업이 늘어나고 있다. 그들 중 약 75%는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생계형 창업일수록 준비된 창업을 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준비된 창업가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 또 벤처, 생활형, 생계형, 사회형 창업 등 창업 유형에 맞춰 지원해야 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어려운 경제를 극복할 2023년 경제 키워드로 수출과 창업을 강조했다.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급할수록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다시 묻는다. 당신은 준비된 창업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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