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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출장 줄줄이… 인천 기초의회 상반기 예산 10억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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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출장 줄줄이… 인천 기초의회 상반기 예산 10억 쏟았다

기초의회 10곳 중 9곳 출장 계획... 강화·옹진군 등 6곳은 전원 참여
일부 기관 섭외없이도 심사 통과... 의정 공백·외유성 등 비판 목소리
“출장 타당성 살필 제도 장치 필요”

인천 중구청 전경. 구 제공

 

인천 미추홀구의회 소속 구의원 15명 전원이 해외출장을 떠나려해 물의(경기일보 3월7일자 1면)를 빚는 가운데, 인천지역 기초의회 10곳 중 9곳이 줄줄이 상반기 중 해외출장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강화·옹진군의회 및 중·연수·남동·계양구의회 등 6곳도 의원 전원이 해외출장을 가려해 의정 공백 및 외유성 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일부 구의회는 방문지역의 기관 섭외도 하지 않았지만 내부 심사위원회를 통과한 것으로 드러나, 기초의원들의 해외출장이 외유성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8일 인천지역 10개 군·구의회 등에 따르면 동구의회를 제외한 9곳의 군·구의회는 상반기 중 해외출장을 준비 중이다. 출장 예정 지역은 일본과 말레이시아·싱가포르·호주 등 아시아 지역과 독일과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유럽 등이다. 의원 1인당 비용은 국가별로 350만~500만원으로, 이들 9곳의 의원 115명과 의회사무국 직원까지 포함한 전체 예산은 최대 10억원에 육박한다.

 

남동구의회와 계양구의회 등은 오는 4~5월에 각각 일본과 싱가포르, 독일과 네덜란드 등으로 각각 18명과 10명 등 구의원 전원이 해외출장을  갈 예정이다. 이어 연수구의회와 강화군의회도 역시 13명과 7명의 의원 전원이 호주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으로 해외출장을 떠난다.

 

옹진군의회도 5월 의원 6명 전원이 독일과 네덜란드, 벨기에 등 해상풍력발전 현장을 둘러보는 출장을 계획하고 있다. 중구의회도 의원 7명 모두가 오는 27일부터 4월4일까지 7박9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스위스, 이탈리아를 간다. 예산은 총 5천571만원이다. 이들 군·구의회 모두 의정 공백은 불가피하다.

 

또 부평구의회와 서구의회는 상임위원회별로 나눠서 일본과 싱가포르 등으로 해외출장을 떠난다. 대부분의 군·구의회들이 지난해까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출장을 가지 못하다가 빗장이 풀리자 이 같이 줄줄이 해외출장에 나선 것이다.

 

특히 중구의회는 이번 해외출장에서 방문할 공식 기관 섭외도 마무리 하지 않고 공무국외심사위원회에 해외출장 계획을 상정하기도 했다. 심사위는 관련 규칙 등에 의해 해외출장의 필요성과 출장자의 적합성, 출장 기관의 타당성과 국가의 적합도를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심사위는 지난달 20일 “기관섭외도 안하고, 굳이 급하게 갈 필요가 있느냐. 외부에서는 외유성 출장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만 했을 뿐, 결국 부실한 출장 계획을 통과시켜 비판을 받고 있다.

 

김동원 인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기초의원들의 해외출장의 타당성 등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심사위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사전에 이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출장 이후 보고서만 제출하면 끝난다”며 “해외출장이 의정활동에 어떻게 반영했는지 등 사후감독이 절실하다”고 했다.

 

한 구의회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풀리면서 의원들의 해외출장 참여율이 매우 높아진 것 같다”며 “결과보고서 등을 통해 해외출장이 외유성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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