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내 아이에게 맞는 고등학교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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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수 한국학습코칭연구소 대표

중학교 과정에서는 지필고사와 수행평가를 합산해 성적이 나오고 보통 반반이거나 7 대 3의 비율로 매겨진다. 내신 등급제가 아닌 성취평가제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등수가 나오지 않아 정확한 수준 파악이 어렵다. 코로나19 시국을 지나면서 전체적인 학습 능력이 떨어진 것을 강의 현장에서 체감한다. 특히 문해력 이슈는 중학생만의 문제가 아니긴 하지만 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이 어휘 수준은 놀랄 정도로 낮아진 상태다.

 

국어 기초능력 미달 비율이 여학생과 비교하면 남학생이 4배가량 높다고 한다. ‘존귀하다’, ‘삼별초의 난’, ‘간헐적’, ‘금일’같이 일상적으로 많이 쓰는 단어들의 뜻을 아이들은 모른다. ‘존귀하다’를 ‘매우 귀엽다’고 알고 있고, 한국사 시간에 나오는 ‘삼별초의 난’에서 삼별초가 ‘삼별초등학교’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학교에서 교사들은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무슨 뜻인지 몰라 일일이 단어를 설명해줘야 한다고 하니 안타까운 현실이다. 영어 수업 시간에도 영어의 뜻을 한국어로 설명하면 그 단어의 뜻을 또다시 설명해줘야 해 진도를 나가기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아들을 둔 엄마들의 고등학교 선택은 깊이 고민해 봐야 하는 중요한 이슈다.

 

전국에는 2천300여개의 고등학교가 있고 사립이 900개, 국·공립고등학교가 1천400개, 특성화고등학교가 500개 있다. 이 중 남녀공학은 대부분 신설 학교가 많고 경기도의 경우 공학 비율이 90%가 넘는다고 한다. 남고, 여고가 줄고 있어 최근에는 공학으로 전환되고 있는데 남고의 경우 내신 따기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여고는 학습 분위기가 좋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많다. 소위 노는 아이들이 거의 없고 안정적인 면학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다.

 

대한민국은 급격한 인구 감소로 인해 최근 남고, 여고는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이고 최근에는 ‘이음학교’라는 새로운 학교 제도가 만들어졌다. 서울지역에서 처음으로 서울형 통합운영학교인 송파구 일신여자중학교와 잠실여자고등학교가 올해 3월 이음학교로 출범했다. 이음학교는 학교급이 다른 두 개 이상의 학교를 통합해 운영하고 서울에서는 3개교(해누리초·중, 강빛초·중, 서울체육중·고)가 운영되고 있다.

 

전국 단위 자사고, 특수목적고, 영재고, 과학고,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 고등학교 명칭이 여러 가지여서 입시를 처음 접하는 엄마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서울시교육청 고교입시정보 홈페이지의 분류에 따르면 고등학교 입시는 전기 후기로 크게 나뉜다. 일반적으로 특목고라 하는 고등학교에는 과학고등학교와 체육고등학교가 있다. 외고의 인기가 한창이던 몇 년 전 외고까지 통칭해 일반적으로 특목고라고 불렸지만 정확한 분류로는 외국어 고등학교는 특수목적고 중에서 후기 외고, 국제고 범주에 속한다. 영재학교 및 과학고등학교는 중학교 3학년 1학기에 원서 접수가 이뤄지기 때문에 입시 준비 시기가 가장 빠르다.

 

보통은 중학교 입학부터 영재고 준비를 시작하는 편이고 교육청 영재원이나 대학영재원에서 공부한 아이들이 영재고 입시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마이스터고를 특성화고등학교로 잘못 알고 있는데 마이스터고는 특수목적 고등학교에 속한다.

 

마이스터고의 인기는 상당히 높고 취업률도 높은 편이라 입학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2025년부터는 전 학년 내신의 절대평가가 시행될 것인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 학년 절대평가로의 전환은 내신의 불리함으로 특목고, 자사고 진학을 고민하던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교육부의 발표에 귀를 기울이고 변화하는 입시정책에 따라 발 빠르게 대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고등학교의 선택은 그 첫 번째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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