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군자란

아파트 거실 서쪽 모서리에

윤기가 반들반들한 푸른 잎을 지닌

군자란 한 포기가

겸손함으로 자라고 있었다.

 

수줍음으로

조용히 피어난 꽃의 모습이

순수하게 아름다웠다.

 

잎들 사이에서 자라나온 꽃자루가

나팔모양으로 피어난 모습이

너무 고와서

자꾸만 눈길이 갔다.

 

주황색 꽃잎 안에

가냘프게 솟아난 노란 꽃술이

애처로울 정도로 예뻐서

 

내 마음속에

군자란의 모습을 정성스럽게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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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자

시인·문학박사

나혜석 문학상 대상 수상

시집 ‘마음의 향기’, ‘얼음새 꽃 소리’, ‘사색의 오솔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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