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노동의 현상학

언어 이전의

혹은 언어를 넘어선

신비로운 현상들이 푸른 산야를 뒹굴며

불쑥불쑥 솟아오르는 5월

소리로만 보이는 뻐꾸기 노랫소리

밭고랑에 질펀하고

확장된 땀구멍의 반경은 점점 더 넓어진다

가쁜 호흡의 소실점에 걸리는 잎맥들 사이

마구마구 쏟아지는

빛들의 짙푸른 몽환

그 푸른 잎사귀들의 비릿한 속살 어루만지는

초하의 달큰한 바람은

낮은 언덕 넘나들며

초여름

노동의 캔버스를 덧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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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월 시인

1998년 ‘한국시학’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그리운 것들은 강 건너에 있다’ 등 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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