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챗GPT 등장과 우리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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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홍 강남대 교수·한독교육복지연구원장

요즘 Chat GPT가 세계를 휩쓸고 그 발전 속도는 1주일이 10년처럼 보일 지경이다. 스마트폰보다 세계 변화 폭이 더 크리란 예측이다. 이 챗봇의 탄생에는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아마존이며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 발달을 이용해 현재 세계 최고 거부에 오른 사람들이 동참했다. 인공지능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는데, 그 반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는다. 우려에 따른 문제점으로 네 가지만 언급해 본다.

 

첫째, 일자리다. 10년 전 옥스퍼드대 교수들의 ‘고용의 미래’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702개 직업 중 47%가 컴퓨터로 대체될 공산이 크다. 매체와 기술 발달은 직업의 종류를 바꾼다. 글씨를 반듯하게 쓰는 것만으로, 타자만 칠 줄 알아도, 컴퓨터 프로그램만 잘 다룰 줄 알아도 취직할 수 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변화로 사라지는 직업들도 많다. 지하철 매표원, 요금소 정산원들은 작은 컴퓨터로 대체됐거나 그러는 중이다. 그런데 챗봇은 논문도 써주고 그림도 그려주고 통계며 분석 등 거의 모든 일을 한다. 변화 폭이나 정도에서 이전과 비교되지 않으니 대체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뛸지도 모른다.

 

둘째, 대학에 있으니 논문과 리포트를 이야기해 보자. 옛날 과거시험에서도 커닝이 있었고 학위 논문을 원고지에 손으로 쓸 때도 오자나 탈자까지 그대로 베낀 논문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컴퓨터가 나오자 아예 복사-붙이기가 유행했다. 그러자 학계에서도 컴퓨터로 표절 검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젠 챗봇과 챗봇의 대결이 벌어질지 모르겠다.

 

셋째, 그간 기술 발달이 결과적으로 인류 전체에 이로움을 줬다. 그 와중에 빈부 격차와 상대적 빈곤도 따라서 커졌다. 아직 무료로 사용하는 챗봇이 있지만, 갈수록 유료화가 될 것이다. 그러면 가난한 사람들은 성능 좋은 챗봇을 이용할 수 없고, 그 결과 경쟁에서 밀린다.

 

넷째, 인류는 어떻게 될까? 불사를 꿈꾸는 이들이 동면이나 뇌만 살아남는 장치에 대한 상상이 있었다. 그러나 그 뇌 역시 생물학적 물질인 이상 영원할 수는 없다. 그런데 이제 챗봇에서 보이는 인공지능 발달 속도라면 아마도 기억만을 업로드한 인공지능으로 불사의 꿈을 이루려는 이들이 없을까? 아니면 인간의 두뇌 이상으로 발달한 인공지능의 반란이라는 ‘아이 로봇’ 같은 시나리오는 공연한 걸까?

 

일단 명확한 윤리 기준을 마련하고 법적 제도화가 필요하다. 이미 로봇 3원칙이라든가 윤리강령 등이 있지만 챗봇 세계의 독과점 방지 장치 강화도 필요하다. 이제 자칫하면 한국 인공지능 사업은 아예 고사할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챗봇의 작품에 어느 정도 자기 것이 더해져야 창작물로 인정할지 챗봇의 결과물을 자기 창작품으로 내놓을 때 받게 될 처벌 기준도 분야마다 필요하다. 그리고 빈부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사회복지의 강화와 새 일자리 창출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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