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왜 경기 북부가 성장 잠재력이 높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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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경기북부특별자치도추진단 특례지원팀장

30년 넘게 거론만 되다가 흐지부지된 ‘경기도 분도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민선 8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고 도민 공론화에 한창이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도는 2026년 7월1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출범을 목표로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합동추진위원회, 공론화위원회를 구성, 운영하며 지난 5월2일 경기도 국회의원들과 공동으로 주최한 국회토론회, 도내 시·군 설명회 등 공론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김 지사는 국회토론회에서 “정치적 이해득실을 떠나 내년 총선 전에 특별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김 지사는 “대한민국의 성장률은 잠재 성장률에도 훨씬 못 미치고 있다”며 “그 공백을 메우고 나아가 잠재 성장률을 키우는 중요한 원천 중 하나가 바로 경기 북부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경기 북부가 그동안 서울, 경기 남부에 비해 경제발전이 더뎠는데 왜 경기 북부가 성장 잠재력이 높은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전문가 발표 자료 및 통계에서 찾아본 이를 논리적으로 뒷받침할 몇 가지 타당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경기 북부의 낮은 시가화율과 수도권 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가다. 경기 북부의 시가화 면적비율은 5.2%로 서울시 61.5%, 경기 남부 9.8%에 비해 시가화비율이 현저히 낮은 편이다. 시가화면적은 개발된 지역을 의미하고 시가화 면적비율은 행정구역면적 대비 시가화 면적비율을 의미한다. 시가화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가능한 개발용지가 많아 기업투자 유치 잠재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경기 남부나 서울시에 비해 저렴한 지가는 기업투자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요소다.

 

또 경기 북부의 인구는 김포시를 제외하더라도 360만명에 이른다. 이는 경기 남부, 서울시에 이어 광역지자체 기준 전국 3위 규모다. 이 많은 인구와 서울시와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특성이 큰 경쟁력이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예전부터 경기 북부에는 물류비용이 큰 섬유, 가구산업이 발달해 왔다. 더욱이 섬유, 가구 외에도 많은 수도권 인구 소비자를 겨냥한 식품, 가전, 자동차 등 소비재 산업 유치 경쟁력이 높다. 최근 청년층의 대도시 선호 현상이 심해지면서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지방에 육성하려고 하는 첨단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에서 직원 선발이 쉽지 않다고 한다. 이 때문에 투자를 저울질하는 첨단기업에 경기 북부는 추가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상수원 물규제, 군사보호규제 등 수많은 중첩된 규제로 잘 보전된 자연환경과 접경지역 DMZ를 꼽을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DMZ 브랜드 가치는 209조원으로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가 114조원임을 감안할 때 무척 높은 잠재적 가치를 지녔다.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남북접경 공동경제특구 조성 시 경제적 파급효과는 104조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경기 북부에 조성함과 동시에 항만, 도로, 공장 등 개성공단의 배후 공단을 조성함으로써 일자리 창출, 수출 증대, 투자 활성화 등 많은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경기 북부 발전 잠재력은 위에 언급한 것보다 더 있을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경기 북부에는 아직까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고 있는 대한민국 성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바로 경기북부특별자치도임에도 이를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할 때가 지금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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