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천시는 육지와 다리로 연결하지 않은 인천의 7개 섬지역에 주치병원을 지정해 지역의 의료기관과 협약식을 가졌다. ‘1섬 1주치 병원 민관 협력 도서지역 무료진료 사업’으로, 도서지역에 대한 의료지원 개선을 위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골자다.
의료기관이 부족한 도서지역의 특징상, 이번 사업은 지역주민의 건강관리를 위한 민관 협력의 좋은 모델이라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도서지역은 고령인구의 비율이 높고, 이들은 의료기관을 접할 기회가 적어 아파도 참고 버티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도 도서지역은 건강관리가 취약한 지역이다. 지난 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국내 비만지도를 만들어 공표한 적이 있다. 이때 비만 유병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인천 옹진군으로 47.21%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시도별 순위에서도 △제주도(42.09%) △강원도(41.55%) △인천광역시(38.73%)가 나란히 1~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막연히 ‘도시 사람들은 뚱뚱하고 시골 사람들이 건강하다’는 통념에 반하는 결과였다. 이제는 도서지역도 건강관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도서지역은 고령인구가 많고, 이에 따른 만성질환이나 관절질환의 유병률이 높아 운동량이 낮다. 또한 도시에 비해 먹거리가 다양하지 않고 운동시설도 부족하다.
높아진 비만 유병률은 고혈압,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다양한 2차 질환의 발병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이는 다시 신체활동의 감소로 이어지며 악순환이 거듭된다.
비만, 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은 건강관리에 있어 가장 기본이지만, 특히 도서지역에서는 필수로 관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만성질환의 종착지는 결국 응급치료를 요하는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지기 마련인데, 육지와 다리로 연결하지 않은 도서지역의 경우 급성기 질환에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령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은 4시간30분 이내에 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제거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하지만 배를 타고 육지로 넘어와 다시 근처 시술이 가능한 병원을 4시간30분 이내에 방문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더 큰 질병으로 이어지기 전, 사전에 만성질환을 인지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밖에도 고령인구가 많은 인구통계학적 요인을 고려하면 관절질환이나 치매도 잊어서는 안 된다.
건강관리의 첫걸음은 관심으로부터 시작된다. 관심은 개인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 있지만, 모두의 관심이기도 하다. 특히 도서지역과 같이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은 지속적인 모두의 관심이 더욱 절실하다. 최근 필자가 속한 의료기관 역시 1섬 1주치의 사업에 참여해, 강화 서도면 주문도에서 의료나눔 활동을 펼쳤다. 아무쪼록 이번 사업이 도서지역 주민들에게 큰 도움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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