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건강·안전을 지키는 여름철 지표 ‘기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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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동 기상청장

사람들은 대부분 매일 아침 기상정보를 보며 하루의 일정을 확인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최고 기온은 옷을 고르고 외출 여부를 정하는 중요 지표다. 최근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극한의 기상 현상이 발생하며 새로운 기온의 기록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 곳곳이 때 이른 더위로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올해 벚꽃이 평년보다 최대 16일 일찍 개화했고 5월에는 강릉이 35.5도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기온 상승이 지속되면 여러 피해가 발생한다. 폭염은 인체에 일사병, 열사병 같은 온열질환을 일으키고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며 고령층, 야외 노동자들이 특히 위험하다. 폭염은 가축, 어류, 농산물 등에도 피해를 주고 냉방으로 인한 에너지 사용량 증가 등 사회·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일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의 수를 폭염일수라 한다. 최근 폭염일수는 증가하는 추세로 1970년대 8.3일이던 전국 평균 폭염일수가 2010년대에는 14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온열질환도 늘고 있는데 최근 10년간 한 해 평균 1천500여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15명이 사망했다. 특히 폭염이 극심했던 2018년에는 온열질환자가 4천500여명에 달했고 무려 48명이 사망해 태풍이나 호우 등 다른 기상재해보다 많은 인명 피해를 기록했다.

 

이처럼 폭염 피해가 심각함에 따라 기상청은 피해 예방을 위해 올해부터 체감온도 기반의 폭염특보를 정식 운영한다. 이에 따라 온열질환자가 실제로 많이 발생하는 7, 8월에 폭염특보 발표 횟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 피해의 예측성 향상이 실제 피해 저감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또 기상청에서는 같은 기상 현상이라도 대상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영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폭염 영향예보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보건, 산업, 축산업, 농업, 수산양식 등 6개 분야에 대한 위험 수준을 알리고 피해 예방을 위한 대응 요령을 제공하는 것으로 기상청 날씨누리와 날씨알리미 앱을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기상청은 폭염에 취약한 야외 노동자들이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고용노동청, 우정청 등 관계기관과 협업해 영향 정보를 전파하고 있다.

 

폭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분을 자주 섭취하고 야외작업 시 낮 시간대는 피해야 하며 시원한 곳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폭염은 위험이 눈에 보이지 않아 자칫 방심할 수 있기에 기상청은 폭염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예방할 수 있도록 서울시, 고용노동청 등과 함께 수도권 야외 노동자를 대상으로 폭염 피해 예방 캠페인 ‘폭염 속 쉼표 하나’를 실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취약계층 관리자, 고연령층 부모를 둔 자녀들에게 영향예보를 전달해 폭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는 앞으로 5년 이내에 지구 기온이 최고 기록을 경신할 확률이 98%라고 전망했고 기상 변동성은 점점 더 극단적인 방향으로 향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제 기온 확인은 단순히 옷차림이나 외출 여부 등 생활 편의를 위한 일이 아닌,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일이 됐다. 올여름에도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 안전한 여름을 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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