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경제학자에게 기만당하지 않는 '경제학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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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재도 미래정책개발원 이사장∙경영학 박사

경제학자라는 전문가들과 정치인들이 언론이나 방송에 나와 매일 쏟아내는 경제 이야기들은 과연 신뢰성이 있는 것일까?

 

R의 공포(Recession·경기침체), J의 공포(Jobless·실업),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스테그플레이션, 또 무수히 많은 지수와 그래프, 그리고 금리변동 등 잘 설명도 안 되는 단어들을 말할 때 우리는 고개를 돌리게 된다.

 

그래서 가장 기초적인 경제 상식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제일 먼저 경제(Economy)는 무엇인가. 그리스어(헬라어) ‘오이코노미아(Oikonomia)’에서 유래했다. 즉, 오이코스(oikos·집)와 ‘노미아(nomia·관리)’의 합성어로 쉽게 말해 ‘집안살림’이라는 고대 철학서 ‘가정경영론’에서 크세노폰이 소크라테스와 나눈 글에서도 등장한다.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워런 버핏, 필립 피셔 급)인 피터 린치는 거시경제를 예측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예측이 어려운 이유로 금리(양적긴축, 양적완화)와 중국 봉쇄 등 전 세계에 영향을 주는 글로벌 이슈, 그리고 달러 및 원자재 동향(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뿐 아니라 다양한 자연재해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봉쇄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코로나 이후에 가속화되는 국제정세의 경제 지형이 지각변동을 예측한다는 것은 마치 옥토퍼스점성술과 같다. 그 외에도 정치제도와 지리적 환경도 존재할 것이다.

 

또 지수, 통계 등 수학적 표기가 경제학의 주를 이룬다고 생각하다 보니 일단 두려움에 경제학은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치부해 접근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경제학에 수학적 표기가 등장한 것은 불과 100여년밖에 안 됐다는 사실을 알면 접근하는 데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경제학은 인간에 대한 철학적 사유가 필요한 종합적 사회과학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다수 경제학자는 철학이나 심리학을 공부한 사람들이다. ‘도덕감정론’으로 유명한 고전주의 학파의 창시자 애덤 스미스, 사회주의 경제를 주창한 카를 마르크스, 거시경제이론의 존 메이너드 케인스, 기업가정신과 오스트리아학파로 유명한 조지프 슘페터 등은 철학자이고,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은 심리학자다.

 

그렇다면 경제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장하준 교수는 그의 저서 ‘경제학강의’에서 자유 민주시민의 의무이고 권리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경제학만큼 민주시민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사회과학은 없다. 자유민주주의의 경제학은 모든 사회 현상을 경제가치로 환산해 수량화하기를 좋아한다. ‘손흥민의 경제효과’, ‘BTS의 경제가치’, ‘오징어 게임의 경제유발효과’ 등 문화, 예술, 체육 등의 경제와는 관계가 없어 보이는 사회 현상을 ‘경제성장’, ‘소비자물가지수’, ‘무역수지’ 등과 같이 지수화해 삶에 직접적인 경제요인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둘째, 케임브리지 학파의 경제학자인 조앤 로빈슨은 ‘경제학을 배우는 이유는 경제학에 대한 일단의 진부한 해답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학자들에 의한 기만 당하지 않는 방법을 습득하기 위함’이라고 말하는 것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모르면 가난해지든지 지배 당한다는 절박함에 쉬운 경제 상식부터 공부하면서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것이 우선적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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