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청렴도(CPI·부패인식지수)는 국제투명성기구가 1995년부터 매년 국가별 공공·정치 부문에 존재하는 부패 수준을 평가하는 국제 반부패 지표다.
국제투명성기구(TI)의 국가별 부패인식지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청렴도는 63점(100점 만점)으로 180개국 중 31위다(2022년). 이와 함께 미국 트레이스협회가 발표한 ‘뇌물위험 매트릭스(BRM)’ 평가 결과는 194개국 중 18위에 올랐다.
뇌물위험 매트릭스 평가는 경영인에 대한 뇌물 요구 가능성을 평가하며 매년 미국 트레이스협회가 발표한다.
정부는 국가청렴도 2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며 “부패인식지수를 10점 증가시키면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는 3년, 5만달러는 5년을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청렴사회는 인맥이 아닌 신뢰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합리사회 구현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사람은 의식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관행이 바뀌고 궁극적으로 문화가 바뀐다. 정부는 이를 솔선할 공직자들에게 청렴연수 연 2시간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지도층이라 할 수 있는 정치 권력자, 고위 공직자들의 의식세계에 ‘청렴’이라는 DNA가 다른가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 요즘 매스컴을 장식하는 대장동·백현동 비리를 접하며 회의감마저 든다.
이뿐만 아니라 어떤 정당의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은 정치인들의 청렴 의식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재판을 통해 밝혀지겠지만 음습한 거악의 뒤에는 공교롭게도 꼭 정치인과 권력자가 있다.
사족을 달면 박영수 전 특별검사는 우리은행 이사회의장 시절 200억원 상당과 단독주택 2채를 제공 받기로 했다는 의혹으로 매스컴을 장식한다. 국민들이 생각하기에 고약하고 잔망스럽다. 좁교라는 동물은 히말라야 3천m 이상 산간마을에서 짐을 나르는 불행한 짐승이다. 물소와 야크를 이종교배해 얻은 잡종으로 2세를 얻을 수 도 없는 슬픈 짐승이다. 인공지능(AI) 판사가 재판한다면 ‘시시포스의 형벌’처럼 평생 좁교처럼 노역시켜도 모자랄 형량의 혐의다. 얼마 전 전세사기 피해자가 9천여만원을 못 받게 되자 3명이 극단 선택을 했다. 그중 한 명은 어머니에게 2만원만 보내 달라는 사연도 있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불법 의혹의 대장동, 백현동, 돈 봉투,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횡령처럼 악이 선을 조롱하는 일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슬픈 현실이다. 단돈 1원도 부패할 수 없는 초·중·고교 교사들에게 전술한 사례는 청렴교육의 훌륭한 교과서다. 정치인과 고위공직자에게 청렴은 삼손의 머리털과 같다. 그들에게 각종 옵션 몇 개 추가한다고 엔진 결함(청렴)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는 건 백년하청(百年河淸)이다. 이는 화장실에 단청을 칠한다고 법당이 안 되는 이치와 같다. 차라리 돌부처 눈물 흘리게 하는 게 쉬울 것 같다. 청렴강사로서 설명할 수 없는 아포리아(aporia)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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