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송원초 후문 통학로… 학교는 ‘나 몰라라’ [현장, 그곳&]

보도·차도 구분 없어 안전 위협
市 ‘통학로 개선 필요’ 공문 발송
학교 “학생 모두 정문 사용” 반대
교육지원청 “개선사업 추진 노력”

image
송원초등학교 후문 통학로가 끊겨 있고 안전펜스도 설치돼 있지 않은 모습이다. 오민주기자

 

“후문도 통학로입니다. 차도와 구분 없는 통학로를 개선해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주세요.”

 

19일 오전 8시30분께 수원특례시 장안구 송원초등학교 후문 앞. 후문으로 이어지는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에 차들이 쉴 새 없이 지나다니고 있었지만, 양쪽 인도는 학생 2명이 겨우 지나다닐 만큼 폭이 좁았다. 또 후문으로 바로 이어진 통학로 100m 구간 일부가 끊겨있었다. 인도와 차도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 펜스도 설치돼 있지 않아 차들이 보행자 옆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기도 했다.

 

더욱이 ‘ㄱ’자 모양의 직각 형태인 후문 통학로 진입 구간이 불투명한 학교 방음벽으로 인해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어려워 지나가던 학생과 마주치는 아찔한 상황도 포착됐다. 

 

image
송원초등학교 후문 통학로가 끊겨 있어 차도로 이동하는 학생의 모습. 독자 제공

 

수원 송원초등학교 후문의 통학로가 폭이 좁고 끊겨있어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학교 측의 반대로 통학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수원특례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송원초 학생들을 위한 통학로 개설과 투명방음벽 교체 등을 요구하는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인들은 통학로 일부 부재와 운전자 시야 미확보로 인한 교차로 사고위험 등을 이유로 안전한 통학로 조성을 촉구했다.

 

시는 현장답사를 통해 통학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 5월 송원초등학교와 수원교육지원청에 ‘학교 부지를 활용해 통학로 조성 가능 여부를 검토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학교 측은 학생들이 후문 통학로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송원초등학교 학생 전부 정문을 이용해 통학하기 때문에 후문 통학로 개선은 필요없다”며 “후문 근처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학생 6명 또한 정문을 이용해 통학하도록 지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음벽의 경우 후문 통학로 전 구간을 투명방음벽으로 변경해 주면 검토해 보겠다”고 선을 그었다.

 

image
송원초등학교 후문 통학로가 끊겨 있어 차도로 이동하는 시민의 모습. 오민주기자

 

이에 일부 학부모들과 주민들은 학교 측의 안일한 태도에 불만을 표출했다. 인근 주민 황희영씨(가명 ·55)는 “지난 번에도 학생이 차도로 이동하는 것을 보고 사고가 날까 봐 노심초사했다”며 “후문을 이용하는 학생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통학로가 개선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는 통학로 개선을 하기 위해선 학교 부지를 사용해 넓혀야 하는 만큼 학교장의 동의가 없으면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수원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학교 측과 소통해 보겠다”며 “학생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통학로 개선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