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 열풍에...인천 번화가 쓰레기 난장판 '후폭풍' [현장, 그곳&]

부평테마의 거리·구월로데오 꼬챙이·종이컵 점령
불법 투기 경고문 배포… 시민 의식 개선 필요
부평구 “청소 횟수·홍보물 부착 등 방안 논의”

인천 부평구 부평테마의 거리. 탕후루 꼬챙이, 일회용 컵 등 쓰레기가 길에 잔뜩 버려져 있다. 홍승주기자

 

“음식 쓰레기는 길에다 버리면 끝인가요? 가게 앞에 쌓이는 쓰레기 때문에 미치겠습니다.”

 

지난 20일 밤 9시께 부평구 부평테마의 거리. 30㎝ 가량의 탕후루 꼬챙이와 소주잔 크기의 종이컵이 길 이곳저곳에 널려있었다. 여기에 일회용컵과 종이 홀더까지 더해지며 길바닥은 그냥 쓰레기통을 연상케했다. 인근 매장에는 ‘길에 탕후루 꼬치 버리지 마세요’라는 경고 문구가 무색해 보일 정도였다. 이곳에서 만난 신소연씨(21)는 “주말에 놀러올 때마다 난장판인 이 곳을 보면 기분마저 꿀꿀해진다”고 푸념했다.

 

같은 날 밤 10시께 남동구 구월로데오 거리도 상황은 마찬가지. 길에 있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 위에는 10여개의 꼬챙이가 잔뜩 꽂혀 있어 봉투는 언제 찢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또 바닥에는 담배꽁초까지 나뒹굴고 있어 화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구월로데오 거리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길이 너무 더러워 파리가 들끓고, 매장으로 들어오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인천 남동구 구월로데오 거리. 탕후루 꼬챙이, 일회용 컵 등 쓰레기가 길에 잔뜩 버려져 있다. 홍승주기자

 

인천지역 번화가 길거리가 인근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탕후루 꼬챙이와 일회용 컵 등이 불법 투기되며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데도 관리 주체인 지자체는 시민들이 음식을 먹고 쓰레기를 버리는 탓이라며 별다른 대책 마련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탕후루 프렌차이즈 매장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탕후루 꼬챙이와 종이컵 등 관련 쓰레기가 길 거리에 넘쳐나고 있다. 한 유명 탕후루 프렌차이즈는 올해만 인천지역에 17곳의 매장을 열었다. 

 

탕후루 매장 관계자는 “매장 내부에 쓰레기통을 마련하고 안내판도 붙여놓고 있다”며 “손님들이 길을 걷다 쓰레기를 버리는 것까지는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안애경 부평구의원(더불어민주당·부평1,4동)은 “관리주체인 지자체가 깨끗한 거리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며 “쓰레기 불법 투기 경고 홍보물을 배포하는 등 시민들의 의식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평구 관계자는 “아침에 거리 청소를 하고 있지만, 저녁마다 쓰레기가 워낙 많이 버려지는 상황이라 힘에 부치는 상황”이라며 “상가번영회와 힘을 모아 대청소 횟수를 늘리거나 시민 의식을 높일 수 있는 홍보물을 배포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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