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新애국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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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운 가평군청 자치행정과 국제협력 주무관

‘눈뜨라, 사랑하는 눈을 뜨라, 청년아/산바다의 어느 동서남북으로도/밤과 피에 젖은 국토가 있다./알라스카로 가라!/아라비아로 가라!/아메리카로 가라!/아프리카로 가라!’

 

시인 서정주의 시 ‘바다’의 일부다. 애국, 애국자를 생각해본다. 일제강점기에는 조국 광복을 위해 목숨바쳐 싸웠던 우국지사, 열사, 의사가 있었고 6·25전쟁 때는 투철한 반공의 신념으로 북한 공산주의자들과 싸웠던 학도병과 6·25참전 유공자가 있다. 1960년대 이후 평화가 정착돼 가시적으로 애국의 표시가 잘 드러나지 않던 시절 양지 또는 음지에서 국가를 위해 애국을 한 사람들도 많을 텐데 그들은 누구일까? 최근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장 인요한 박사가 코리아타임즈에 발표한 기고가 흥미롭다. 대한민국 국민들을 잘살게 한 사람이나 집단을 열거했는데 나는 그들이 진정한 애국자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언급한 첫 번째는 박정희 대통령이다. 조국근대화와 새마을운동. 두 번째로 그룹은 정주영, 이병철, 박태준, 김우중, 구인회, 허만정씨는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국민들에게 많은 고용의 기회를 제공해 가난에서 벗어나게 한 기업인, 세 번째 그룹은 가난한 조국을 뒤로하고 독일에 파견돼 외화를 벌어들였던 파독 간호사와 광부들, 네 번째 그룹은 열사의 나라 중동에 파견돼 건설현장에서 일하며 외화를 벌어들인 건설노동자다. 다섯 번째 그룹은 구로공단 등 여러 공단에서 하루 16시간 이상 일하며 국가 발전의 기반을 닦았던 청춘 노동자, 여섯 번째 그룹은 월남전에 파병돼 자유진영의 대의명분과 외화벌이를 위해 싸웠던 파월 국군 장병들, 그리고 인요한 박사가 마지막으로 언급한 것이 남편과 자식들 잘되기를 바라며 자신을 희생하고 인고의 세월을 보낸 이 땅의 어머니들이다.

 

나는 인요한 박사가 정확하게 우리의 근세사를 꿰뚫고 있다고 확신하며 그들이 진정한 애국자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개인적으로 또 하나의 애국자 그룹을 추가하고 싶다. 그것은 종합상사의 세일즈맨들이다. 국제무대에 내다 팔 상품도 변변치 않던 시절 한국의 젊은 엘리트들은 외국어로 무장하고 세계 각국의 문화를 숙지하고 알래스카로, 아라비아로, 아메리카로 그리고 아프리카로 나아갔던 것이다. ‘수출만이 대한민국의 살 길’이라는 사명감으로. 이제 G7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위상은 그 젊은 엘리트들에게 많은 것을 빚지고 있다. 그들 또한 진정한 애국자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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