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순응하며 흐르고
갈 길을 가기 위해
큰 바위와 작은 돌을
비켜 가고 돌아가면서
잔잔한 경음악을 연주한다.
때로는
생명수를 주기 위해
아무도 모르게 땅속으로 스며들어
동식물과 인간의 생활 모습에
행복한 미소를 짓기도 한다.
순진한 물은
자신의 목적을 이루지 못할 때는
온 힘을 모아 괴성을 지르며
상대를 넘어뜨리고 지상을 파괴하거나
뒤집어 놓으면서도 반드시 갈 길을 간다.
세상에서 강력한 적응력으로
평소에는 아래로만 흐르는
겸손한 물의 생태적인 삶은
우리 인간이 배워야 할
생활에 귀감(龜鑑)으로 존재한다.
배수자 시인·문학박사
제4회 나혜석 문학상 대상 수상.
‘마음의 향기’, ‘얼음새
꽃 소리’ 등.
수필집 ‘만남의 심미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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