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문화예술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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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광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

메세나(mecenat)는 기업이 문화예술 등에 적극 지원하는 활동을 칭하는 용어다. 로마제국의 정치가로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을 후원한 마에케나스(Gaius Clinius Maecenas)에서 유래된 말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을 후원한 피렌체의 메디치가를 꼽는다.

 

최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이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부각됐다. 기업의 메세나 활동이 날로 확대되고 사회공헌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메세나협회가 지난 7월 발표한 2022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는 2천73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천81억원)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러한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사업의 목적은 사회공헌 전략이 63.2%로 가장 컸다. 이 중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예술지원이 41.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문화예술지원을 위한 협력 채널로는 전문기관(한국메세나협회, 서울문화재단 등)의 비율이 30.6%로 가장 높았다. 문화예술 후원과 관련해 전문기관의 역할과 중요성이 확인된 셈이다.

 

그럼에도 문화예술후원은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 특히 지역 문화예술의 경우 지속가능성을 도모하기에 공공의 재원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만 보더라도 예술활동증명 누적 합계는 2023년 9월25일 기준으로 3천명이 넘는다. 파악되지 않은 미등록자를 포함하면 그 수는 더욱 많을 것이기에 공공의 재원만으로 문화예술 지원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오는 12월17일까지 수원시립미술관에서 NC문화재단 후원으로 ‘평범함의 비범함’ 기획전시가 열린다.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후원자가 될 수 있다. 표를 사서 전시와 공연을 보고, 작은 작품을 사는 것도 예술인에게는 큰 힘이 된다.

 

예술인은 종종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예술활동을 중단하기도 한다.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3년 가까이 지속된 코로나는 문화예술계를 더욱 얼어붙게 했다. 지역 문화예술계는 상황이 더욱 열악했다. 경제적으로 기반이 안정돼야 지속가능한 문화예술 활동이 가능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 선생의 말이다.

 

K콘텐츠의 열풍으로 문화예술의 힘과 가치, 그리고 중요성을 전 국민이 느끼고 있다. 문화와 예술의 질적 성장은 사회 각 분야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 밑바탕에 기업과 시민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역 문화예술은 기업 및 시민의 관심과 후원이 큰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또 공공기관의 후원 모델 발굴 등 지속가능한 문화예술 생태계 조성 전략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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