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주택용 소방시설 필요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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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혜미 양주소방서 재난예방과 소방장

소화기와 주택용 화재경보기는 화재 초기에 신속한 대응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시설이다. 화재 징후를 보다 빨리 인지해 대응이 신속할수록 인명과 재산 피해는 그만큼 줄어든다. 그래서 소화기와 주택용 화재경보기는 소방시설의 대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인명과 재산 피해가 가장 큰 곳은 상대적으로 화재를 대비한 공간과 소방시설의 설치가 미흡한 주택이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발생한 주택 화재는 총 7만5천880건으로 전체 화재 건수(41만2천570건)의 18.4%이며 사망자 수는 주택화재 사망자가 1천452명으로 전체 화재 사망자의 45.8%를 차지했다고 한다. 가장 안전해야 할 삶의 공간이 가장 취약하다는 실상을 말해준다.

 

화재 진압도 구급 현장의 응급환자처럼 골든타임이란 것이 있다. 화재 사실을 5분 이내 주택용 화재경보기에 의해 인지할 수 있고 소화기로 즉시 진압을 할 수만 있다면 소방차 몇 대와 맞먹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커피 몇 잔의 가격으로 소중한 가정을 돌이킬 수 없는 불행한 재난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소화기와 주택용 화재경보기’를 말하며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 연립〈2027〉다세대주택 등 가정에 설치해야 하는 기초소방시설이다.

 

아파트가 아닌 일반주택은 소방시설의 설치에 있어서 법적 규제를 받지 않다가 최근 법률 개정으로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 연립〈2027〉다세대주택 등 가정에 반드시 의무 설치해야 한다.

 

소화기는 가구별, 층별 1개 이상 잘 보이는 곳에 비치하고 주택용 화재경보기는 침실이나 거실, 주방 등 구획된 실마다 1개 이상 천장에 부착하면 된다.

 

법이 아무리 엄격해도 게으름뱅이를 부지런하게 만들 수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화재 현장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집이 타고 있을 때 가장 절망한다.

 

주택용 소방시설의 설치는 우리 가정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필요 사항이 아니라 ‘가정과 이웃의 행복을 위한 필수’임을 인식하고 가정마다 구비하는 것을 실천하는 자율안전관리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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