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 대출 서류 차질 등 경기·인천 ‘피해 속출’ 전산망 제 기능 못해 발동동… 시민들 불편·불만 서비스 재개됐지만… 제출 시한 넘겨 불안 여전
“민원서류를 발급받지 못해 집도 못 구하게 생겼습니다. 누굴 원망해야 할까요?”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전셋집을 구하려던 A씨는 주말 내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 특성상 전입이 증명돼야 대출이 실행되는데, 서류 제출 마감일인 지난 17일 정부의 행정전산망 오류로 관련 서류를 은행에 내지 못해서다. A씨는 “당장 관련 서류는 발급받을 수 있다고 해 20일 하루 연차를 냈는데, 은행에서 이걸 받아줄지 몰라 잠이 안 온다”며 “이러다가 대출이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인천에 사는 B씨(40)는 지난 17일 오전 가족여행을 위해 김포국제공항을 찾았다가 결국 여행을 포기해야 했다. 신분증을 두고 와 임시로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으려 했지만, 시스템이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B씨는 “신분증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며 “오랜만에 가족끼리 준비한 여행인데, 다 망친 기분”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정부 행정전산망이 사흘째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곳곳이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지난 16일 밤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시스템 업데이트 후 전국의 행정전산망이 모두 멈췄기 때문이다.
당시 경기도를 비롯해 인천에서도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졌다. 수원특례시 권선구 곡선동행정복지센터에서는 민원 서류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과 오류를 안내하는 공무원들이 뒤엉키며 혼란스러운 풍경이 연출됐고, 인천시청 민원실에서는 입사 서류 제출을 위해 주민등록초본을 발급받으려던 20대가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18일 오전 일부 민원 서류 발급 서비스가 재개된 데 이어 오후에는 대부분의 민원 서류 발급이 가능해졌지만, 이미 제출 시한을 넘긴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안 섞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지자체가 관할하는 등록 업무 등은 날짜를 소급해주기로 했지만, 이 같은 지침을 민간기업 등이 받아들일지 장담할 수 없어서다. 이에 시민들은 온라인에 자신의 경험담을 올리며 “주말이라 물어볼 곳도 없고 괴롭다”거나 “월요일에 별일 없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공유하고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틀째 오류가 지속되자 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해외 출장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해 긴급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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