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다섯 번째… 경진여객 파업 피로감에 ‘분노 폭발’ [현장, 그곳&]

시민들 볼모… 출퇴근길 발 묶어
“도대체 언제까지 하나” 불만 가중
노조, 당분간 유기적 파업 지속
道 “개입시 위법 소지 있어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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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경기지부 경진여객지회가 총파업에 나선 22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역 버스정류장에 시민 100여명이 줄을 서 있다. 황아현기자

 

“경진여객 파업, 도대체 언제까지 하나요? 불편해서 미칠 지경입니다.”

 

22일 오후 6시께 서울 동작구 사당역 버스정류장엔 시민 100여명이 오지 않는 버스를 마냥 기다리고 서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붐비는 퇴근 시간대 경진여객의 총파업까지 겹쳐지면서 퇴근길에 올라야 할 시민들의 발길이 묶인 것. 이들은 전광판에 노출된 버스도착정보와 버스가 오지 않는 거리를 번갈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 시민은 버스정류장에 붙어있는 파업 관련 안내문을 보면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아직도 파업을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시민들의 발길이 붙잡힌 건 퇴근길 만이 아니었다. 앞선 출근길에도 수원과 화성 곳곳에서 불편을 겪는 시민들의 분노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7시께 수원특례시 팔달구 수원역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황급히 지하철로 발길을 돌렸고, 지하철은 삽시간에 몰려든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일부 시민은 버스정류장 노선도 옆에 붙은 임시 전세버스 안내문을 살펴보며 버스를 기다렸지만, 배차 간격이 일정하지 않은데다 도착 시간도 알 수 없어 마냥 도로만 바라보며 발을 굴러야 했다.

 

눈 앞에서 버스를 놓친 정연희씨(27·여)는 “하루 이틀이면 됐지, 이게 도대체 며칠 째인지 모르겠다”며 “체념하고 (버스를)이용하곤 있지만, 자꾸 시민들을 볼모로 삼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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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지부 경진여객지회가 총파업에 나선 22일 오전 수원특례시 팔달구 수원역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줄지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홍기웅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경기지부 경진여객지회(이하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이날 출퇴근길 발길이 묶인 시민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 벌써 5번째인 파업이 사실상 시민들을 볼모로 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지난달부터 경기도와 사측에 ▲임금 6% 인상 ▲합리적인 배차시간 ▲징계 양정 완화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고 대화를 요구했지만, 사측으로부터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며 당분간 유기적인 파업을 지속하기로 했다.

 

다만 23일 오전에는 전 노선을 정상운행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후 내부 논의를 통해 추가 파업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현재 도가 개입해버리면 오히려 위법 소지가 있다”며 “저희도 노조와 사측이 합의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수원특례시 팔달구 수원역 4번 출구 앞 도로에서는 노조의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렸다. 700여명의 노동자가 참석한 이날 결의대회에서 노조는 “사측이 이윤을 위해 근로자와 시민을 위험하게 만들고 있어 어쩔 수 없는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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